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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셋풋볼

영화 '코리아'를 보고. (부제: 최초의 단일팀 시도 그리고 북한의 몰락) 글쓴이: 바셋 여신 하지원이 나오는 ‘코리아’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당시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같은 해 청소년 축구 ‘팀 코리아’의 선전도 있었기에 2개월 간격으로 감동의 원투 펀치가 작렬합니다. 세계의 스포츠 인문학자들에게 한반도는 대단히 중요한 관심대상입니다. 스포츠가 가지는 사회 통합기능의 극대화된 예를 구현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지요. 불행히 한반도 남북의 두 정치 집단은 그 극대화된 예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대회 직후 양국 언론은 약속이나 한 듯 상대편의 문제점을 떠들었고, 우리 편 칭송하기에 매진합니다.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팀 코리아’가 결성된 적이 없었지요. ‘팀 코리아’ 불발의 책임을 정치, 외교에만 물을 수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외교에선 호혜평등이 필요합니다. 한쪽이 다른.. 더보기
양담배 컵 테니스 대회 글쓴이: 골초 바셋 90년대 초반. 당시만 해도 세계적 골초국가였던 한국시장 점령을 위한 다국적(사실상 미국) 담배회사들의 파상공세가 시작됩니다. 기억들 하실 겁니다. 어지간한 동네 슈퍼 간판이 삽시간에 붉은색으로 바뀌었고 프랑스, 독일에도 아직 없던 신상 말보루 미디엄까지 신속하게 상륙합니다.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한국 농민들을 사랑한 저는 계속 88을 고집했지요. 단군 이래 최대 잔치, 서울 올림픽의 아이콘에서 삽시간에 촌스러움의 상징이 된 불쌍한 녀석이었습니다. 특히 필립모리스는 오랜 경험을 축척한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그중 가장 큰 이슈가 ‘말보루컵 국제 테니스 대회’였지요. 유진선, 김봉수가 황혼기에 접어들며 테니스 르네상스 시대 끝자락을 간신히 붙들고 있던 한국 테니스.. 더보기
한국의 축구관중 그리고 야구. 글쓴이: 바셋 8회전을 소화한 K리그가 지금까지 동원한 관중은 총 469,543명. 올해부터는 믿으라고 하니 아마 정확한 숫자겠지요. 경기당 평균을 내면 7,453명으로 비슷한 수의 경기를 치른 이웃 중국(19,935명), 일본(16,314명)에 비함 비루한 흥행이며, 심지어 호주(8,655명) 보다도 못하다니 좀 쪽팔리긴 헌데 얼추 잉글랜드 3부리그와 비슷하다 생각해보면 그리 나쁜 상황도 아닙니다. 이웃 나라들에 비해 K리그가 보여주는 특이점이라면 극소수의 몇 개 팀이 사실상 흥행을 책임지고 있다는 부분으로 중국, 일본 공히 평균 만명 이하의 홈관중을 모으는 팀이 3개 밖에 없는데 반하여 우리는 정반대로 단 세 개의 팀만이 만명 이상을 동원한다는 문제라면 큰 문제가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 평.. 더보기
명문 팀 최다 골 기록 글쓴이. 바셋 요즘 라리가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메시와 크날두가 미친 골폭풍을 몰아치는 이 역사적 순간에 너무 무심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예를 들어 바이에른의 게르트 뮐러가 경기마다 기록을 갈아치우며 총 398골을 몰아친 과거는 전설로 치켜세우면서 이 시대 역사에 너무 무감각하지 않나 싶은 겁지요. 리그 3연패, 챔스 3연패에 빛났던 당대 바이에른에 비해 지금의 바르샤가 딱히 부족한 점도 없는데 말입니다. 어린 나이에 이미 바르샤 통산 골 기록을 갈아치운 메시로 말할라치면 분명 뮐러 선생님 보다 한 수 위겠죠. 메시에 비해 크날두는 갈 길이 조금 멀었습니다. 94년부터 16년간 황가의 남자로 복무한 라울 곤잘레스가 통산 323골을 작성합니다. 크날두가 지금 131골이지요. 라울은 챔스 최다골 기록(.. 더보기
축구는 음란전화가 아니다 글쓴이: 바셋 지난 살케와 빌바오의 유로파리그 경기 중 샬케 홈팬들이 스페인어로 된 현수막 한 장을 들어 올립니다. 내용을 살펴봅니다. "티켓 한 장에 90 유로 = 분당 1 유로... 축구는 섹스전화가 아니다!“ 이를 통해 몇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어질 리턴매치, 빌바오 홈경기의 샬케 원정단 입장료는 90유로이고, 독일인들은 이를 부담스럽게 여깁니다. 더 중요한 정보. 독일의 음란전화 요금은 분당 1유로입니다. 분데스리가 입장료는 평균 20유로(한화 약3만원) 수준으로 K리그에 비함 비싸지만 인근 국가들에 비해 저렴한 편입니다. 그렇다고 스페인은 비싸냐면 꼭 그렇지도 않지요. 잉글랜드만 유난히 비싼데 그래봐야 40유로 수준으로 먼저 빌바오 원정을 치른 맨유도 그들이 책정한 77유로에 심하게 .. 더보기
매직 머저르의 슬픈 그림자, 데아크 페렌츠 글쓴이 : 바셋 크날두가 라리가 최단경기 100골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기존 기록은 50년대 매직 머저르 신화의 주인공 푸슈카시 페렌츠(헝가리)가 가지고 있었지요. 사실상 은퇴해 2년간 술에 찌들어 지내다 복귀하여 얻은 결과이니 그 천재성은 호날두를 능가했다 봐도 무관할 터입니다. 50, 60년대를 풍미한 푸슈카시의 기록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습니다. “사기 유닛”. A매치 85경기 84골, 1부리그 528경기 517골(헝가리349골. 스페인179골) 크날두가 그렇듯 대스타들은 동시대 활동한 덜스타들의 존재감을 죽여 버리는 부작용을 만들어냅니다. 펠레 덕에 사상 최고의 브라질 수비진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마라도나 덕에 발다노와 부르차가는 처절히 조연으로 밀립니다. 포지션과 스타일까지 중복.. 더보기
좌측 전두엽 글쓴이 : 바셋 인생의 반을 외국에서 보낸 저에겐 미스터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다른 분야에 비해 이상하게 제 외국어 구사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었지요. 환장하겠는 건 작문, 독해는 오히려 우수한 편이라는 모순이었습니다. 어휘는 수려해도 이상하게 발음이 구립니다. 이후 생물학적 통찰을 통해 제 문제점을 알아냅니다. 경험에 비추어 노래를 잘하는 아이가 외국어 구사 능력이 좋다는 이상한 주장을 하고 다녔는데 훗날 이 개똥같은 소리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말임을 알게 됩니다. 사람의 왼쪽 측두엽은 일차적으로 청각 정보가 전달되는 기관입니다. 외국어를 유독 잘 습득하는 사람들이 이 부분이 발달되어 있다더군요. 음악가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소리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천부적 능력이 있어야 그 소리를 제대로 정.. 더보기
'죽음의 조' 글쓴이: 바셋 앞에 홍차도둑님의 글 을 보다 재밌는 점 하나를 깨닫습니다. 살면서 총 일곱 개의 언어를 접해봤습니다.(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서로 별로 연관없는 이 일곱 개 언어 모두에서 강팀들이 밀집한 조를 ‘죽음의 조’라 표현합니다. 흔히 외국어를 공부할 때 관용구는 통째로 외우라 합니다. 관용표현은 언어구사 집단의 문화, 생활 등 배경에 기대 탄생합니다. 하여 직역을 하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되곤 하지요. 영어에서 ‘빅 마우스’는 수다쟁이를 말하지만 저에겐 아구찜이 먼저 연상됩니다. 많은 언어에서 특정 관용구가 똑같이 사용된다면 이 말은 ‘위 아 더 월드’ 시대가 도래한 비교적 근래에 탄생했을 확률이 높고, 누군가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그.. 더보기
우리가 생각하는 돈질이 아니다 글쓴이: 바셋 작년 7월 초,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블로그에 올렸던 ‘중국이 온다’란 글에서 15개월 안에 중국과 한국 리그 최상위 팀이 격돌해 한국이 박살날 수 있다는 천기누설을 하고 맙니다.(그 블로그가 폭파된 관계로 증거는 없습니다. 그냥 믿으십시오.) 그런데 중국이 공기를 단축해 7개월 만에 이를 실현했네요. 저의 신기를 믿고 나불거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분위기상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고 또 실제 벌어지고 맙니다. 사실 이번 전북의 패배는 그리 법석 떨 일이 아닙니다. 세상엔 알고도 당하는 일이 참 많습니다. 선조 임금도 그러셨고, 이 박사님도 그러셨고, 레버쿠젠이 그러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모든 언론과 여론이 중국의 ‘돈질’에 포커스를 집중합니다. 참 찌질해 보입니다. 광주가 경기 전날 콘카.. 더보기
최재형 PD님께. 글쓴이: 바셋 저에게는 올해 일곱 살 된 여식이 하나 있습니다. 여느 여인네들처럼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고, 나아가 삼강오륜에 부위자강(父爲子綱)이라 하였거늘 아빠 축구 볼 때 채널이나 돌려 싸는 개념마저 없는 아이입니다. 한마디로 무학무뇌합니다. 각설하고 오늘 쿠웨이트와 경기 초반, 이 친구가 뜬금없는 소리를 합니다. 이동국과 이근호가 한 골씩 넣어 한국이 2-0으로 이긴다고 하더군요. 동서고금을 통틀어 축구선수 중 유일하게 박지성만 아는 아이임을 잘 알고 있던 이 애비는 선수소개 자막보고 두드린 봉창소리겠거니 치부하고 무시합니다. 나아가 전반 내내 이제 다시는 뱉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20년을 우려먹은 이동국 전용 스페셜 담화를 읊조렸던 저였기에 이내 딸아이의 예언은 잊고 맙니다. 헌데... 피디님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