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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셋풋볼

명문 팀 최다 골 기록

글쓴이. 바셋

 

요즘 라리가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메시와 크날두가 미친 골폭풍을 몰아치는 이 역사적 순간에 너무 무심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예를 들어 바이에른의 게르트 뮐러가 경기마다 기록을 갈아치우며 총 398골을 몰아친 과거는 전설로 치켜세우면서 이 시대 역사에 너무 무감각하지 않나 싶은 겁지요. 리그 3연패, 챔스 3연패에 빛났던 당대 바이에른에 비해 지금의 바르샤가 딱히 부족한 점도 없는데 말입니다. 어린 나이에 이미 바르샤 통산 골 기록을 갈아치운 메시로 말할라치면 분명 뮐러 선생님 보다 한 수 위겠죠.

 

메시에 비해 크날두는 갈 길이 조금 멀었습니다. 94년부터 16년간 황가의 남자로 복무한 라울 곤잘레스가 통산 323골을 작성합니다. 크날두가 지금 131골이지요. 라울은 챔스 최다골 기록(71)도 보유하고 있고, 무리뉴에 의해 쫓겨난 뒤 샬케에서 34골 기록 중입니다. 다음 생엔 자기 행성에서 태어나기 바랍니다. 그 별은 평균수명이 200년이라고 합니다.

 

오늘 새벽,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바르샤의 벽을 넘지 못한 밀란의 최다 득점자는 저희 아버지가 젖비린내 풍기고 돌아다니실 시기 활약하십니다. 얼마 전 언급한 스웨덴 그레노리 트리오 멤버 군나르 노르달이 그 주인공이지요. 221경기 268골이란 혁혁한 전과를 거두며 밀란을 불멸의 이탈리아 정상 클럽으로 끌어 올려주셨습니다. 현역 밀란 선수 중엔 125골이 선두인데 그 선수가 인자기인지라 노르달 옹의 기록은 주욱 이어지리라 전망합니다.

 

뭘해도 밀란이 인테르보다 잘나보이던 시기(그러나 유베에 비함 다소 찌질했던) 세리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저에겐 밀란이 밀라노의 적자란 느낌이 강합니다. 그러나... 그래도 역쉬 인테르가 오리지날 아니것냐 싶은 건 순전 쥐세페 메아차 때문일 터입니다. 군나르 보다 앞서 작성된 메아차의 인테르 최다 288골은 70여년이 지나도록 아직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참! 메아차가 밀란에서도 뛰긴 뛰었습니다. 달랑 9골.

 

유베의 경우 현역 선수가 타이틀 보유자입니다. 델 피에로 라고... 285골.... 노 코멘트... 난 얘가 싫어!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싫어!!

 

잉글랜드로 넘어와 상암의 주인, 맨유의 최다 골러는 예상하신 대로 썰 보비 찰튼입니다. 56년부터 73년까지 장기근속하며 249골을 남깁니다. 보통 잔인한 골잡이로는 기억되지 않는 이 양반이 66년 월드컵을 우승했던 그해 전체 유럽 득점왕이었지요. 758경기 출장 기록은 라이언 긱스에 의해 깨졌지만 이 최다골 기록은 당분간 유효합니다. 루니가 175골로 멀리서 추격 중입니다.

 

리버풀은 이안 러쉬. 346골. 유베에서 활동했던 잠깐의 시기를 제외하고 전성기 커리어 대부분을 리버풀에서 보냅니다. 지금은 뭐하고 사나 궁금해집니다. 호주에 사나...

 

한때 제 총애를 받았던 아약스에서는 당연히 크루이프다(271골) 라는 예상을 깨고 피에 반 리에넨 이란 30년대 273골을 잡수신 골잡이가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근래 아약스에선 비교적 단기간 다산을 한 공격수들이 많았지요. 훈텔라르(105), 루이스 수아레즈(111)... 이를 발판으로 네덜란드를 떠납니다.

 

아약스 이후 긴 공백을 깨고 제 마음을 사로잡은 팀. 바로 포항 스틸러스 다산의 황제는 라데 보그다노비치입니다. 사라예보에서 날아와 일본으로 떠나기 전까지 55골을 쏘아 댑니다. 2위는 이동국도, 최순호도, 박태하도 아닌 요즘 맘고생 참 많으실 이흥실 감독(48)입니다. 발목 부상만 아니었어도 타이틀 홀더가 될 수 있었겠지요. 사실 득점보단 어시스트에 더 발군한 선수였습니다. 한편... 솔직히 요샌 포항에 별로 정이 안갑니다.

 

우리나라 구단들은 당대 최고의 스트라이커 보다 일명 ‘국내용’ 선수들이 최다골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팀 합숙이라는 굴레는 80년대 유행한 종신계약마저 압도하며 소속팀에서의 골 쌓기를 방해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산 최다 득점에 빛나는 이태호 대만 감독(53골)이 유독 돋보입니다. 시대를 잘못만난 테크니션이었지요. 물론 그의 기록이 10년에 걸쳐 천천히 축적된 결과이니 前 K리그 득점왕 우성용(7년간 42골), 안정환(4년간 40골), 인천 마씨의 시조, 마니치(6년간 36골)보다 공헌도가 떨어진다 할 수도 있을 터입니다. 허나 제가 만약 부산 팬이라면 이태호를 상위에 놓겠습니다. 궁둥이 함 걸치면 어지간해선 안 일어나는 스타일이라...

 

상왕 우성용과 달리 現 K리그 득점왕 이동국은 전북의 득점왕이기도 합니다. 최소한 저는 이동국이 전북에서 51골을, 그것도 3년여 만에 달성하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포항의 레전드로 남아주길 기대했는데... 물 건너갔습니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수원에선 서정원 올대 코치가 36골로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슬아슬한 차이로 그 아래 사샤, 산드로, 나드손, 박건하 그리고 그 이름도 아이러니한 이성남 등 당대를 풍미한 골잡이들이 거쳐 간 수원입니다. 별로 많지도 않은 서정원의 기록을 라돈치치가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차라리 성남에 남아 신태용을 노렸으면 가능하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울산이야 묻지도 따질 것도 없이 김현석입니다. 12년간 292경기 79골. 유상철을 더블 스코어 차이로 제압합니다. 김신욱이 계속해서 러시아 오일머니(혹은 수원)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킨다면 6-7년 후 충분히 깨질 기록이겠지요. 산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산술적으로는...

암만 생각해도 얘가 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