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이너리티 리포트

껌거슨의 은퇴...그리고...긱스


text by 홍차도둑


맨유에서 무려 27년간이나 감독을 맡으며 프리미어리그라는 리그를 주물락거리면서 헤어드라이어 신공을 날리시던 영감님이 이제 은퇴를 선언하셨다.
몇년전부터 '영감님 언제 관두신다냐?'라는 말이 무성했고 한번은 '언제쯤 관두겠다'라고 몇마디 했다가 팀이 흔들리자 '지금은 아님'하고 돌아오셨던 전과가 있던지라 오늘 그 소식을 들은 순간 "아 씨 어디서 또 낚시질이야?" 했었다. 맨유 오피셜 페이지 보니까 '은퇴함'이라 해서 '오잉? 드디어 은퇴했네?' 하는 심정이었던 거.



[위대한 감독 퍼거슨, '헤어드라이어'신공과 '껌거슨'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지만.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프리미어리그의 지배자'를 열었던 것은 분명 축구 역사에 한 장을 차지할 일이다. 스코틀랜드 리그의 '글래스고 시대'를 종식시킬 뻔 했던 그였지만 결국 잉글랜드에 와서 그는 20개의 리그 우승컵을 가져갔다. 안녕 껌거슨, 당신을 어떤의미에서던간에 잊지 못할거야...]


개인적으로 맨유라는 팀을 한때는 좋아했지만(1990년대 이야기임, 2000년대 지나면서는 아님) 지금은 덤덤하게 보는지라 아쉬움보다는 '거 20번 채우고 가네'라던가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물론 퍼거슨의 '업적'이라던가 '팀 매니지먼트'등을 보면 입 쩍 벌어지는 면이 많다. '이번에는 우승후보가 아닌데' 라는 시즌에서도 여러 반전을 보여주며 우승을 차지한적이 한두번이었던가... '맨유 왕조'를 넘어서서 '프리미어리그의 지배자'라 불려도 부족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에 따른 그림자도 많았음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애매한 판정에서 이른바 '퍼거슨 매직'중 하나로 불린 애매한 상황에서의 맨유에게 유리한 판정으로 얻어잡순 승점 몇점이라던가. 이에따른 잉글랜드리그는 돈을 잘 벌지만 정작 챔스등에서의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는 모습과 연봉은 세계최고이지만 경쟁력은 떨어지는 잉글랜드의 A팀 등등...

뭐 모든것은 퍼거슨의 책임이라던가...그런 의미에서의 대마왕으로까지 격상된 퍼거슨의 위상에 대해서는 한 20년뒤에야 제대로 된 정밀한 평가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다음에 쉽게 예상되는 것이라면 이 '맨유 왕조'의 퍼거슨 다음의 왕이 누가 될 것이냐는 것이겠다. 어떤 팀이건, 국대건 프로팀이건, 축구건 야구건 간에 한 감독이 10년을 넘게 군림한 팀들은 공통적으로 겪는 것이 '몇차례의 흔들림' 내지는 '10여년간의 침체'에 빠진다는 것이겠다. 그런 예에 있어서 퍼거슨의 위치는 아주 특수한데 '장기간 최강팀으로서의 역사+한 개인이 27년간이나 사골곰국 우려낸 역사'를 합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막말로 '퍼거슨만 바라보며' 시즌 운영을 한 맨유였는데 이런 위대한 선장이 올 시즌을 끝으로 물러난다면 맨유는 지금 그야말로 '맨붕상태'일 것이다. 과연 누가 다음 선장이 될 것인가? 시즌 우승해 봐야 '그정도는 해야 정상이지'요 2위만 해도 '이런 씹X'소리 들을 것이 뻔한 자리라는 압박이다. 이른바 '위대한 감독'이 물러난 뒤에 겪는 기본적인 현상이 이것인지라 그 압력은 예상보다 크다 보통 1-2시즌만에 계속 감독이 갈리고 그런 것이 그런 이유니까.

선수들을 별별 방법으로 다 잡아놨던 퍼거슨 감독은 이제 없다. 그렇다면 선수단의 붕괴도 쉽게 예상된다. 과연 이노무 글레이저 가문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도 궁금증이겠다. 적당할 때 팔을 것인가 아님 어떻게 돈 쓸건가 그런 부분...등등등.

어쨌건 프리미어리그는 이제 새로운 시대로 넘어갔다 할 수 있을것 같다.
이제 남은 것은 뱅교수는 언제 물러날 것인가...퍼거슨이 이젠 잉글랜드 대표나 스코틀랜드 대표팀을 맡아볼 것인가 등등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로 관심이 돌아간다...

그런데...여기서 이것을 잊으면 안되겠다.
긱스가 은퇴하기 전 까지는 새로운 시대가 오긴 아직 멀었다.
어찌 보면 맨유의 진정한 전설은 긱스일지도. 그를 대체시키려 온 선수들이 먼저 물러나는 괴 현상을 일으키면서 노장전설을 써가는 긱스...결국 그는 자기를 물러나려고 여러 선수들을 떼거리로 영입한 퍼거슨도 은퇴시킨...(응?) 진정한 전설이 된 것이 아닐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