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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경남구단은 QPR에게 위약금을 청구하라

text by 홍차도둑


QPR이 이번에 경남과의 친선경기를 취소시켰다.
뭐 이유야 좋다. 팀의 리빌딩. 1부와 2부의 차이가 크고 더구나 들어오는 수입이라던가 기타 여러가지를 본다면 QPR의 이번 결정에 대해서는 '구단의 입장'이라는 면만 본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라고 해 주고는 싶다. 팀의 사정이라는 것에서 '승리'라던가 '1부리그에서 뛴다'는 것은 큰 명제다. 그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 '개X날' 이라고 불리는 팀도 보면 '챔스리그 잔존'을 위해 뛰는 그것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박지성'이라는 한국의 스타를 지척에서 볼 수 있었던 기회로 해서 QPR과의 친선경기를 경남은 준비했댄다. 초기부터 우려의 이야기는 있었다. 그래도 강행하고 한다는 것은 하나의 이벤트로서 진행하는데에 의지로서 봐줄수는 있겠다. 틀어지기 직전까지 '이게 제대로 진행이나 될까?' 하는 시선이 있었음은 안다.



[QPR은 박지성이라는 카드를 가지고 작년에는 잘 우려먹었다. 동남아시아를 다녀왔으니 올해는 동북아 차례! 라면서 준비중에 엎어버린 것은 AirAsia 입장으로선 속이 좀 쓰리겠지만. 지금 그렇지 않아도 한국 AirAisa홈페이지 가보면 이번 연휴 노리고 일본, 말레이시아 등지의 저가표 프로모션 하더만...박지성도 말년즈음에 이 무슨 변이란 말인가. - 촬영 홍차도둑, 2005년 11월 16일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전에서 촬영]



그런데 그걸 그냥 한방에 뒤집혀졌다. 계속적인 논의도 아니고 그냥 발표 몇 마디에.

물론 QPR의 이번 시즌에 들인 돈과 그리고 그 처참한 기록을 본다면 '팀 정비'라는 것은 얼추 명분이 되어 보인다. 하지만 비지니스는 계약이고 계약을 어기게 되면 그에 대한 위약사항은 있기 마련이다. 비지니스는 신용에 따라 이루어지고 그 신용을 깬 쪽에 대해서는 그만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시간을 들여서 이야기가 나온 것도 아니다. 그냥 일방적으로 끝난거다. 발표와 통보 하나로.


그런데 경남의 발표는 더 어이가 없다. QPR 소속인 한국인 두 선수를 위해 위약금을 안물게 하겠단다.
그게 과연 한국인 두 선수를 위한 일일까? 그건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첫번째 비지니스는 철저한 계약이다. 그 계약을 어긴 쪽에겐 계약에 따른 위약부분이나 그런 것을 물려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 누구를 위해서 그 보상을 안받는 것은 아니다. 철저히 받아서 비지니스를 망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과연 위약금을 안받는다고 박지성, 윤석영의 입지가 강화되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박지성, 윤석영이라는 두 선수가 QPR의 인질인가? 그 두 선수 때문에 K리그의 전체 비지니스가 끌려다녀야 하는가? 그것은 아니다. 물론 그들은 자랑스러운 한국 선수이다. 하지만 이건 그 둘만의 문제가 아니다. 되려 반대로 말하자면 박지성, 윤석영을 위해서는 더욱 더 위약금을 받아내야 한다. QPR을 비롯한 유럽구단의 시점에게 '아이코 한국 만만하게 보면 안되는구나' 라는 인식을 박아줘야 한다. 이번건 처리는 뭔가?

'아 한국 선수 한명 델구 있음 우리 맘대로 얘들하고 경기 잡고, 사정 조금만 안좋으면 우리 맘대로 경기 취소하면 되겠네? 위약금도 없잖아? 이야 우리 시즌 끝나고 동아시아 함 여행 가는거야? ㅋㅋㅋ ' 라고...호구 취급 당하게 생겼다...아이고...



[만화가 조석님의 유명한 컷. 하도 우려내서 이거 사골되겠지만...여기에 어울리는 컷은 이게 최고였다...조석님 최고!]



취소라는 것은 있을수는 있다. 언제나 그렇지만 기획한 일이 끝까지 100% 잘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건에서 위약금은 확실히 받아내야 한다. QPR은 박지성과 윤석영이라는 한국 선수를 '미끼'로 경남 외에도 몇몇 팀과 접촉한 것은 지난 몇달간 잘 알려진 일이다. 그러나 QPR의 전력저하 등으로 '이번에 아시아투어 갈까?' 하는 불안감은 알려져 있었다. 더구나 QPR의 이번 시즌의 '말아먹은' 성적은 K리그의 여러 팀들에게 있어 '박지성' 말고는 매력 포인트가 없었다. 그런데도 QPR은 '박지성'과 '윤석영'을 미끼로 K리그의 팀을 상대로 계속 추파를 던져댔다. 우리는 급하지 않고 QPR이 급하면서도 이런저런 간보는 상황인데 이걸 덥석 물었다고 애초부터 말이 많던 경기였다. 그런데 취소란다. 그리고 위약금 안받겠단다.

부처님이 따로 없다. 경남구단은 QPR이 지난 시즌에 여러 영입으로 돈 많이 썼으니 돈좀 아끼라고 자비를 베푸시는 부처님이신가. 아니면 사리판단 제대로 못하고 지느님과 윤느님만 바라볼 줄 밖에 모르는 머저리 호구인가.

이건 뭔가 휑~ 해지지않는가?
최소한 '취소한 댓가'는 확실히 받아내야 한다. 더구나 계약조건에 그런 조항이 있다면 더 철저히 받아내야 하는 거다. 불매운동까지 거론하고 싶지만 그건 좀 참겠다. 양식 있는 분들이라면 알아서 잘 하실거라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의 중간은 건너뛰자. 하지만 경남이 발표한 그 말은 이건 아니다.
"박지성, 윤석영 이 둘을 위해서 위약금 받지는 않겠다"
는 말은 되려 그 둘을 위한 말이 아니다. 그 둘을 위해서라도, 한국축구 전체를 위해서라도, 아니 경남구단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건은 호구잡히면 안될 일이다.
갑이면 을에게 호구 잡히는 망신 당하면 안되잖는가? 아니 을의 입장이라도 계약서에 위약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받아내야 하는거다. 을의 입장이 되었더라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왜 안한다는건가?
경남구단은 앞으로 다른 해외구단하고 친선경기를 예정했다 취소되었을 때, 그 팀에 한국인 선수 한명이라도 있음 위약금 안받아도 좋은건가?


[조석 축구 웹툰에서 한컷 더. 바르샤가 한국 방문 뒤 자신의 발언에 책임지는 결과에 대한 평]



우리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첼시나 바르샤, 맨유가 한국에 와서 그렇게 돈을 받아가고 했는데도 그들은 우리를 어떻게 대했는가? 계약서에 없다며 유명 선수 안데려오기도 했고, 그래서 계약을 했더니만 피곤한 선수 출전시켰다고 비난한 것을 잊었는가?
한국은 EPL을 비롯한 유럽축구리그의 축구 식민지인가?

전에 경남구단의 구조조정을 놓고 도청쪽에서 공무적으로 처리하려는 거 때문에 힘내라고 한 내가 한심해지고 힘이 빠진다. 줴길. 맑은 주말에 이런 울화통터지는 글 쓰게 되다니...어이구...

경남구단 관계자들. QPR에게 절차대로 진행하세요. 박지성-윤석영을 못보는 것보다 그렇게 호구 잡히는게 더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