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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밸과 함께 보는 공놀이

내셔널리그,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야심찬 중간정리는 1부만 하고 날렸네요 OTL 실패를 교훈삼아 앞으론 장기연재는 안하도록 하겠습니다.

K리그에서는 상-하위 스플릿리그가 시작했죠. 14개팀 홈&어웨이 풀리그 → 6강 PO 체제인 내셔널리그는 지금까지 22경기를 소화했습니다. 즉 팀당 4경기씩 남겨 둔 상황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일단 순위표부터 보시죠.

 



시즌 초중반과 판도가 많이 다른데요. 크게 세 부류로 묶을 수 있습니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적인 상위권(1~4위) : 고양, 울산, 창원, 강릉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다투는 중위권(5~10위) : 부산, 인천, 용인, 목포, 안산, 수원
플레이오프 탈락한 하위권(11~14위) : 김해, 충주, 천안, 대전

한 묶음씩 간단히 짚어보겠습니다.


상위권(고양, 울산, 창원, 강릉)
- 고양 독주, 울산과 창원은 투닥투닥, 조용히 쫓아온 강릉

고양이 후반부 들어 승리보다 무승부가 많아졌습니다. 한동안 꾸준히 추격하던 울산이 주춤하는 사이 12경기에서 지지 않은(9승 3무) 창원이 추격해왔죠. 헌데 지난 라운드(9/14)에서 울산이 창원을 3:1로 격파하고 2위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그 사이에 강릉이 최근 9경기 8승 1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소리 없이 따라붙은 형국입니다.

시즌 초중반에 거칠 것 없이 질주하던 고양과 울산은 페이스가 다소 떨어져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길 팀들은 확실히 잡아주면서 승점을 차곡차곡 쌓았네요. 고양에서는 박병원과 이재원이, 울산에서는 울산현대에서 임대영입한 김효기가 후반기 공격진 주역입니다. 그 뒤를 김영남, 김원민(고양) 혹은 이재민, 티아고, 김병오(울산) 등이 받히는 형태입니다. 

창원과 강릉은 연승행진으로 상위권으로 점프했습니다. 그 과정은 조금 다르네요. 창원은 다이나믹한 3-5-2를 바탕으로 상대팀을 씹어먹으며 훌쩍 뛰어올랐습니다. 강릉은 경험 많은 선수들을 미드필드에 집중 배치해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상대를 제압해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창원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하악...어쨋든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두 명장 박말봉 감독(창원)과 박문영 감독(강릉)의 용병술이 빛나는 두 팀입니다.

[상위권 네 팀의 주요 선수들. 요상하게도 쌀쌀할 때 더 잘하는 울산의 주포이자 내셔널리그 득점왕 이재민(왼쪽 위), 후반기 들어 부진한 공격진을 이끌고 있는 고양 공격수 이재원(오른쪽 위), 창원 무패행진의 주역 공격수 임종욱(왼쪽 아래), 내셔널리그 슈퍼조커 강릉의 공격수 진창수(오른쪽 아래) ⓒ 내셔널리그 공홈]


이 네 팀은 승점 2점 간격으로 늘어 서 있습니다. 이변이 없는 한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적이고, 빡빡한 일정을 피하기 위해 보다 높은 순위로 마무리하기 위한 싸움만 남아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남은 대진이 가장 험난한 팀은 창원입니다.

잔여일정
고양 : 인천-천안-충주-수원
울산 : 충주-목포-수원-용인
창원 : 목포-용인-강릉-부산
강릉 : 안산-김해-창원-목포



중위권(부산, 인천, 용인, 목포, 안산, 수원)
 
- 삐걱거리는 부산, 안산, 수원 vs 상승세의 인천, 용인, 목포

남은 2장의 티켓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치는 6팀입니다. 10위 수원은 6위 인천과 승점 차가 7점이어서 어렵다고 보입니다만, 축구 몰라요.

최근 기세만 놓고 거칠게 둘로 나누자면, 부산-안산-수원은 하락세입니다. 짠물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을 앞세워 3위 자리를 수성하던 부산은, 그 수비진이 무너지면서 한 때 3연패 하는 등 부침이 심했습니다. 리그 중반 4연승을 달리며 하위권 탈출을 넘어 중위권으로 도약한 안산은 최근 승무패를 반복하며 도약에 실패했습니다. 수원은 주전선수들 상당수가 쓰러지면서 최근 7경기 3무 4패 극심한 부진에 빠졌습니다.

인천-용인-목포는 반대입니다. 인천은 수원과 반대로 부상선수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3연패 후 5승 2무 1패를 거두며 6위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여름만 되면 무너지던 용인은 정광석 감독의 과감한 결단(주전 로테이션)이 빛을 발하며 최근 6경기 4승 1무 1패로 자리를 지키고 있구요. 마지막으로 목포는 하위권 팀들은 확실히 잡아주면서 하위권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부산의 수비진 리더 김영삼(왼쪽 위), 인천 상승세의 숨은 공로자 골키퍼 김홍범(오른쪽 위), 드디어 기량을 만개하기 시작한 용인 공격수 고경민(왼쪽 중), 얼굴만 봐선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어서 단체컷 사용한 목포(오른쪽 중), 안산을 이끌고 있는 두 미드필더 김동효&신재필(왼쪽 아래), 부상으로 빠진 수원의 주포 김한원(오른쪽 아래) ⓒ 내셔널리그 공홈]

중위권 팀들은 앞으로 남은 일정이 상당히 중요한데요

잔여일정
부산 : 대전-안산-김해-창원
인천 : 고양-대전-안산-김해
용인 : 김해-창원-목포-울산
목포 : 창원-울산-용인-강릉
안산 : 강릉-부산-인천-천안
수원 : 천안-충주-울산-고양

목포는 지옥의 4연전입니다. 3팀이 상위권 팀이고, 남은 하나가 플레이오프 경쟁하는 창단동기 용인이네요. 그 다음이 최종전만 할만한 안산. 하위권 팀과의 대결이 두 번 남아있는 부산, 인천, 수원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군요.



하위권(김해, 충주, 천안, 대전)
- 충청도 삼형제 + 멘붕 김해


천안, 대전은 진즉에 플레이오프에서 멀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저번 라운드에서 충주가, 지난 라운드에서 김해가 플레이오프 진출 불가 판정을 받았죠.

사실 내셔널리그가 철밥통 소리 들을만큼 감독 교체에 인색한 편입니다. 그런데 올해 유난히 감독을 바꾼 팀이 많았죠. 그리고 감독을 교체한 다섯팀이 뒤에서부터 다섯 자리를 꿰차고 있습니다-_-

수원 : 김창겸 → 조덕제
김해 : 김한봉 → 김귀화
충주 : 이상재 → 이재철
천안 : 하재훈 → 김태수
대전 : (故)배종우  → 어용국

대전은 총체적 난국. 괜찮은 선수단으로 최하위라는게 납득이 안가요 납득이. 천안은 내부적인 문제가 워낙 심각하죠. 여긴 프런트진 농간이...아 혈압. 충주도 선수단 내부에 문제가 있습니다. 안될 팀은 안된다는 건가...'2부리그 행이 유력한 내셔널리그 팀'을 주제로 글을 쓸 때 이 문제를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김해는 가장 최근에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탈락했습니다. 경남을 연고로 하는 두 팀 창원과 김해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경기력은 좋은데 골결정력이 안받혀준다는 것이죠. 김해는 이 문제가 정말 지독히도 심각했습니다. 모셔다 주면 뭘 해, 넣지를 못해...ㅠㅠ 김해 서포터즈 '구신' 분들의 축 처진 뒷모습이 눈 앞에 아른거립니다.

김해는 그래도 내년이 기대됩니다만, 남은 세 팀은....하아 모르겠습니다.

[인상적인 경기내용, 부실한 골결정력 김해(왼쪽 위), 선수들이 너무나도 불쌍한 천아(오른쪽 위), 관중은 많은데 성적은 안따라주는 충주(왼쪽 아래), 단독 꼴지 대전(오른쪽 아래) ⓒ 내셔널리그 공홈]



잔여일정
김해 : 용인-강릉-부산-인천

김해를 제외한 세 팀은 딱히 변수로 작용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기에 과감히 잔여일정은 생략하겠습니다.

....이러다가 레지스탕스나 제피로스한테 몰매 맞을까봐 나머지 팀도 적긴 적어야겠네요.

충주 : 울산-수원-고양-대전
천안 : 수원-고양-대전-안산
대전 : 부산-인천-천안-충주

대전은 마지막 두 경기가 천안-충주 전이네요. 탈꼴지의 희망은 가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