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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밸과 함께 보는 공놀이

2012 내셔널리그 중간점검(1)

2012 내셔널리그가 반환점을 돌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11경기를 소화한 상황(정규리그는 총 26경기를 치룬다)에서 휴식기에 돌입했다. 리그를 재개하는 시점은 6월 23일인데, 그 사이에 선수권대회(6/1~6/13 in 양구)가 있다. "쉬려면 확실히 쉴 것이지 굳이 선수권대회를 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물을텐데, 나도 모르겠고, 사실 구단들도 모른다.


자기 팀을 제외한 13개 팀을 한 번씩 만난 것도 아닌데 굳이 중간평가를 하는 이유가 있다. 중요 변수인 '선수 추가 영입'이 이 시기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유럽의 윈터 브레이크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자금력 있는 팀은 있는대로, 없는 팀은 없는대로 K리그에서부터 챌린저스리그, U리그까지 뒤져 선수충원에 나선다. 지난 해의 경우 울산이 이재민을 영입해 다소 부족했던 측면 파괴력을 일거에 보완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중간평가와 더불어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위

고양KB국민은행

7승 4무(25점) 28득 9실(+19)


한 줄 요약 : 뿌린만큼 거둔다


2010년 플레이오프 탈락에 이어 2011년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컵을 내준 고양은 2012 시즌을 앞두고 분노의 영입을 단행했다. 국민은행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국내에 몇 없는 P급 지도자 라이센스 취득자인 이우형 감독은 원하는 전력이 갖춰지자 지도력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이 정도 선수단이면 1등하는게 당연한 거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14등에 자리잡은 어떤 팀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으니 참조하시길.


강점 : 박성진을 포함한 공격진, 돈지덕을 포함한 수비진, 차종윤을 포함한 미드필더진


공격에서는 박성진(6골 9도움)이, 수비에서는 돈지덕이 맹활약하고 있지만 딱히 부진한 선수가 있는 건 아니다. 강원FC에서 조커로 쏠쏠히 활약하다가 큰 부상으로 유턴한 하정헌, 지난 해 김인성-박승민과 더불어 신인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김원민, 터줏대감 박병원도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여기에 지난 두 시즌 동안 28골을 넣은 김영남이 부상에서 돌아왔다. 수비진의 경우 백전노장 돈지덕과 이상우가 정다슬, 성종현 등과 호흡을 맞추며 최소 실점으로 이끌고 있다. 고양에서만 8년째 주전으로 뛰고 있는 주장 차종윤은 더 말 할 필요가 없겠다.


약점 : 역동성?


고양이 거둔 무승부 상대는 울산, 용인, 부산, 인천이다. 미처 정돈되기 전인 개막전(vs 울산)과 거의 잡았다시피 한 부산전을 제외한 두 경기를 보자. 정광석 감독(용인)과 김승희 감독(인천)이 고양을 철저히 연구한 흔적이 역력했다. 용인전에서 고양은 파괴력 있는 상대 투톱(김연건-고경민)에 허둥대다가 측면에 배치된 유선곤-김명선에게 많은 찬스를 허용했다. 인천전에서는 조직적인 인천의 패스플레이에 휘말려 1:3까지 몰렸다가 겨우 동점에 성공했다. 바꿔 말하면 선수 개개인의 특성은 다르나 팀 전체적인 스타일은 그리 다이나믹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긴 하다. 또다른 공부하는 감독, 수원시청 조덕제 감독과의 만남이 기대되는 이유다(6/30).


보강한다면 : 백업 수비수


공격진은 이만하면 됐다 싶고, 주전 포백에 결원이 생겼을 경우 즉각 대체할 수 있는 믿음직한 백업 센터백을 원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김효준의 모습을 찾기가 힘들고, 김기중은 파이팅은 좋되 불안하다. 워낙 몸관리가 철저한 돈지덕이긴 하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보험 정도는 필요하다. 다만 이 기간에 괜찮은 수비수가 시장에 나올 확률은 제로에 수렴한다. 기왕이면 백업 중앙 미드필더도 더해지면 좋겠다.

[http://coolimg4848.cafe24.com/2012/20120425/IMG_8014.jpg]


2위

울산현대미포조선

8승 1무 2패(25점) 26득 9실(+17)


한 줄 요약 : 홈에서만 호랑이


고양이 잠깐 고전하는 사이에 꾸역꾸역 승점을 추가해 골득실에서 뒤지는 2위까지 올라왔다. 어라? 시즌 초반에 공격력이 폭발적이라던 울산인데 골득실에서 뒤지다니? 의외로 실점보다 득점이 문제였다. 원정 경기에서 단 한 번만 다득점에 성공했다. 2패도 모두 원정경기(4라운드 부산전, 6라운드 인천전)였다. 사실 원정 경기에서 팀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저하된 양상이었다. 어찌됐건 2위까지 올라온 모습만 보면, 똑같은 상황으로 결국 2위를 차지한 어떤 팀이 생각나기도...


강점 : 외국인 선수 3명 + 둘리


울산에는 외국인 선수가 3명있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티아고와 호니, 그리고 이재민이다. 그 말인 즉 이재민의 시즌 초반 활약이 그만큼 센세이션했다. 지난 시즌 일본에서 안좋은 사건을 겪은 뒤 복귀할 때만 해도 몸이 상당히 불어있었는데, 각고의 노력 끝에 예전의 몸상태를 회복했다. 호쾌한 돌파와 파괴력 넘치는 슈팅이 외국인 선수 못지 않았다. 4골을 넣은 티아고는 그럭저럭 제 몫을 해줬고, 호니는 아직 몸상태가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다. 여기에 여전히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박진섭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주로 중앙 미드필더로 나와 안정감있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공격을 풀어주고 있다.


약점 : 원정 고양이


왜 원정만 가면 컨디션이 떨어지는지 의문이다. 원정 성적이 3승 2패인데, 3승 상대가 강릉시청, 충주험멜, 천안시청이었다. 강릉을 제외하면 쉽게 잡을 수 있다고 여겨진 상대에게 고전했다. 천안이 조금 더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충주가 조금만 더 침착했더라면 승패는 뒤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박진섭의 노련한 경기리딩과 센터백 듀오 최병도-이용준의 분전이 눈에 띄었다. 남은 원정 경기에 만만찮은 상대들이 많아서(수원, 고양, 창원 등) 앞으로가 더 중요한 울산이다.


보강한다면 : 공격형 미드필더, 센터 포워드


조민국 감독은 득점력 있는 선수 영입의사를 밝혔는데, 센터 포워드거나 공격형 미드필더일 가능성이 높다. 이진우가 이재민의 빈 자리를 그럭저럭 메워줬지만 전례를 봤을 때 완전히 신뢰하긴 힘들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로 나온 선수가 호니다.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실망스럽다. 곧 삼바의 날씨가 돌아오긴 하지만 조민국 감독이 기다려줄 진 의문이다. 이재민 영입 사례로 미루어 볼 때 '현재 K리그나 일본에서 뛰는 선수 중 경험이 적지 않은 선수'로 압축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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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부산교통공사

5승 4무 2패(19점) 13득 9실(+4)


한 줄 요약 : 부산은 질식수비가 유행이라매?


부산아이파크가 질식수비 논란에 휩싸였을 때, 부산교통공사은 상대적인 소외를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7라운드까지 부산은 단 1골만 내줬다. 안그래도 수비력으로 먹고 살던 부산이라곤 해도 이 정도로 틀어막을 줄 누가 알았을까. 8라운드에서 천적 수원시청을 만나 3실점 한 부분이 아쉽다. 이 후 3경기에서 5골을 내주고 1승 1무 1패로 반타작에 그쳤다. 실점이 늘어나자 득점도 비례해서 늘어난 기록을 보면, 문제점이 어떤 부분인지는 축덕이라면 예상할 수 있을 듯.


강점 : 김영삼과 아이들


신장도 고만고만해, 딱히 빠르지도 않아, 엄청난 두뇌의 소유자 같지도 않아, 그런데 너무 잘해! 부산에서만 100경기를 채운 센터백 김영삼은 이제 수비도인의 경지에 오른 것 같다. 한동안 스위퍼 같은 역할로 최후방 보루를 자처하더니, 이번에는 단단한 포백라인의 리더가 되었다. 부산 선수들의 전반적인 수비전술 이해력이 좋기도 하지만, 상대 전술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김영삼의 다재다능함이 유독 돋보이는 이번 시즌이다.


약점 : 엉덩이가 무거워


최전방에서 차철호가 버티는 동안 2선에서 박승민, 김경춘, 권용혁이 움직이는 것이 대략적인 부산 공격전술이다. 문제는 무게중심을 수비에 두다보니, 미드필드 깊숙한 곳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다보니, 빠른 역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있기도 했다. 빠르게 전방으로 패스를 날릴 박혁순의 부진(부상)도 걸림돌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영입했던 김연교까지 부상 당했다.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추세인데, 반대로 실점이 늘어나니 박상인 감독의 고민이 클 것 같다.


보강한다면 : ...공격수?


수비진은 굳이 손 댈 필요가 없다. 애초에 주전으로 낙점했던 노경태가 부상에서 복귀하고, 그를 대체했던 강진규, 이준희 등의 활약도 나쁘지 않았으니 이 틀을 유지하는게 낫다. 박혁순과 김연교도 부상에서 돌아왔고, 김경춘의 몸상태도 나빠 보이지 않다. 결과적으로 가용 자원에서 큰 부상이 없다면 특별한 보강이 필요치 않을 듯 싶다(부산은 여름 영입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차철호의 몸상태가 여전히 좋지 못하다는 설에 근거해서 백업 공격수의 보강 정도를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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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수원시청

5승 3무 3패(18점) 17득 15실(+2)


한 줄 요약 : show me the time


마지막 2경기(천안-충주)를 이기기 전까지 연승이 없었던 수원이다. 안산에게 0:2로 지더나 창원을 2:0으로 이기고, 용인에게 4:1로 박살나더니 부산을 3:1로 박살냈다. 아직 경기력에 안정감이 없다는 말이다. 올해 부임한 조덕제 감독은 기존 선수 자원과 젊은 선수들을 섞어 밸런스를 맞추고자 했는데, 생각했던 만큼 조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모양세다. 더불어 기존 공격수들이 시즌 초반 난조를 보이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뒤로 갈수록 경기력이 좋아지긴 했지만 딱히 압도적인 경기도 아니었다. 선수권대회를 가장 기쁘게 받아들일 팀 중 하나가 수원이다.


강점 : 신인 풍작


청소년대표 출신 황철환은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선보였다. 주로 교체요원으로 나오는 와중에 3골 2도움으로 두 번째로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부상에서 헤메다가 시즌 말미 복귀한 임성택도 충주 전에서 박종찬의 결승골을 도우며 부활을 알렸다. 장신 공격수 배수한과 주전 홀딩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김종성까지, 내셔널리그에 처음 등장한 신인들의 가장 좋았던 팀 중 하나가 수원이다.


단점 : 현실과 이상의 괴리


조덕제 감독은 간결한 패스플레이를 통한 빠른 템포의 축구를 선호한다. 그런데 박종찬, 김한원, 유수현 등 기존 선수들은 드리블 돌파를 선호한다(게다가 잘 먹힌다).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볼터치를 최소화 한 빠른 연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조 감독은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기존 선수들의 태업이라기보다는 꽤 오랫동안 몸에 익힌 플레이라서 쉽게 바꾸기 힘든 것 같다.


보강한다면 :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수원은 베스트 멤버들의 조직력 강화가 우선이다. 입축구하는 3자 생각으로는 전형적인 센터포워드(장지욱, 배수한) 좌우에 베테랑(박종찬, 김한원)을 배치하고 신예 공격수(임성택, 황철환)들의 비중을 서서히 끌어올리는게 나을 것 같지만 조 감독의 생각은 다른 듯 싶다. 공격진의 움직임이 어정쩡해서 되려 역습에 실점하는 경우가 많은 점도 문제점이다. 굳이 보강을 한다면 백업 멤버 일부를 보다 활용도 높은 선수로 교체하는 수준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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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용인시청

4승 5무 2패(17점) 17득 11실(+6)


한 줄 요약 : 수비는 현상유지, 공격은 변화


지난 2년 간 전반기 극강, 후반기 극약으로 일관했던 용인의 행보가 이어질 지는 추후 알아보도록 하겠다. 지금까지의 모습만 보면 상당히 고전적인 투톱 시스템이 자리잡으면서 상대팀을 괴롭히고 있는 형태다. 적극적으로 기용되고 있는 신예 공격수들의 활약 또한 나쁘지 않다. 공격진에는 변화를 주고 수비진은 기존 포백을 유지하는 정광석 감독의 선택이 현재까지는 맞아 떨어지고 있다.


강점 : 투톱파워


'스트라이커 김연건 - 쉐도우 고경민' 투톱의 위력이 상상 이상이었다. 각각 고양과 울산에서 한 차례 시련을 겪은 두 사람은 지금까지 좋은 호흡을 선보이고 있다. 주로 김연건이 몸으로 부딪히며 상대 수비들을 끌어내고, 고경민은 빈 공간을 활용하는 형태다. 상대 시스템에 따라 좌우에 배치된 유선곤과 김명선 등이 윙포워드로 올라서며 3톱 체제로 변화하는 등 탄력적인 대응도 눈에 띈다.


단점 : 순간순간 가출하는 집중력


용인이 거둔 5무승부 중 대부분은 이길만한 경기력이었다. 문전 결정력과 수비 집중력, 크게 뭉뚱그리자면 집중력이다. 고경민과 김연건이 9골을 합작했지만, 10골 이상이 되어야 정상이다. 김명선(2골), 유선곤(1골), 김민오(1골)도 더 많은 득점을 올려 투톱을 뒷받침했어야 한다. 수비진도 아쉬운데, 잘 막아내다가 어이없는 실수로 실점하기 일쑤였다. 측면까지 잘 몰아놓고 크로스를 허용한다던지, 클리어링 미스로 순간적인 아웃넘버를 초래한다던지...용인팬이라면 혈압 오를 만한 상황이 한두번 아니었다.


영입한다면 : 다다익선


사실 용인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은 지금부터다. 선수층이 넓지 못한 용인은 경기가 거듭될수록 주전선수들의 체력저하가 두드러졌다. 지난 해에는 14라운드 승리 이 후 12경기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따라서 주전선수들의 체력안배가 중요하다. 백업 공격수로 서영덕이 있는데, 지난 시즌보다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 두 시즌 동안 허리라인 에이스로 활약했던 신준수도 부상에서 완쾌되지 못한 모습이다. 꼭 중요한 순간에 부상당한 선수가 한둘이 아닌 전례를 생각해 볼 때, 용인은 선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상황이지 않나 싶다. 물론 실현 여부는 안드로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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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인사드리는 른밸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에 학업 문제가 겹쳐서 지금껏 잠수탔네요. 내공이 깊지 못한지라 과거보다는 현재, 해외보다는 국내 이야기를 주로 쓸 예정입니다. 늦은만큼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모든 사진은 내셔널리그연맹 포토뉴스에서 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