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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The Game

승부조작자들의 징계 해제에 반대한다.



 

글쓴이 : 홍차도둑


동아시아 대회가 진행되는 도중이지만,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운 문제이기에 동아시아 대회의 분석은 제쳐두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바로 '승부조작자들의 징계 감면' 문제다.
사실상 K리그가 사라지게 될 뻔한 주동자들의 그라운드 복귀 건으로 이미 몇몇 언론에서는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2년전 이 문제가 터진 것은 프로연맹이나 축구협회로부터 터진게 아니었다. 경찰로부터 발표되서 알려졌고 대한민국의 모든 프로스포츠를 한차례 휩쓴 문제였다.
당시 연맹의 곽영철 상벌위원장은 "승부조작과 관련된 선수들을 영원히 퇴출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앞으로도 승부조작은 절대 용납할 수 없고,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다" 라고 강조하며 선수들에 대한 영구 제명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연맹의 징계 경감 결정을 보도한 SBS의 뉴스영상에서 캡쳐, 해당 영상은 http://sbsespn.sbs.co.kr/news/news_content.jsp?article_id=S10004418967 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당시 혐의 부인 및 해외진출까지도 시도했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조작자들에 대한 징계 경감과 면제를 들고 나왔다.
이들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축구밖에 모르는 선수들이기에 삶을 챙겨주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들고 나섰다. 관련자중에 한명이 생활고로 자살했다는 보도, 그 외에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인가보다.(위의 해당 영상에도 관련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이 핑계를 놓고 생각해보자. 선수중에서 프로 선수가 되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프로가 되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이 말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프로선수들 중에서도 은퇴 후 축구계에 계속 있을 수 있는 선수들 또한 역시 일부다. 이들에 대한 대책도 세워줘야 '축구밖에 할줄 모른는 사람들이다' 라는 말의 형평이 맞지 않겠는가? 앞으로 이들에 대한 복지대책도 기대해야 할 것 같다.
이미 http://www.kfa.or.kr/fb_info/db_policy.asp 의 10번 항목에 '축구인 복지' 라는 부분을 이 기회에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보일 모습이다.

그만큼 '축구 밖에 할줄 모르는 사람들이라' 는 변명은 너무나 궁색하다. 그만큼 자신의 '전공'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은 일반 사회에서도 흔한 케이스는 아니다. 일반사회에서도 이직은 드문 일이 아니고 그 과정에서 자기 전공이나 그간 자기가 전문으로 하던 일과는 반대의 일을 하는 사람들도 드물지 않다. 막말로 지금 전국의 이른바 '명품 아파트'의 경비원 하는 사람들 전직 알아보면 전직 사업체의 사장이라던가 전직 기업의 간부들도 수두룩하게 나온다. 이들이 나이 들어서 이런 일 하는게 아니라 30-40대의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다 어떻게든 살고 있다. 이건 각자의 삶에 대한 의지에 대한 문제다. 선수들의 생활고는 그간 '슈퍼 을 질'의 삶을 계속하다보니 생긴 가치관의 문제라 할 수 있다.

김진형 프로연맹 경기운영 팀장은 "승부조작과 같은 사건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이 선수들의 징계를 경감하기로 결정한 것은 결코 승부조작 문제를 가볍게 본 것은 아닙니다" 라 인터뷰하였다.
(인터뷰 본문은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1880980 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7월11일에 한 인터뷰다.)
그러나 인터뷰가 발표된지 불과 5일 뒤인, 16일 대한축구협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4일 경찰이 불법 도박사이트 전화 중계행위를 한 것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아직 이 건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이야기이며, 이 건은 '단순 징계'를 잡은것에 불과하지만 또 선수들에 대한 검은 손이 슬슬 접근하고 있거나, 이미 또 접근했다는 것을 부정할수 없다.
즉 '불법 도박' 건은 계속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최소한 협회는 이 건에 대해서 계속 단속인원을 가동하고 징계를 하고 있다는 최소한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으나 연맹은 이 것에 대해서 정면 반발하는 모양새가 된 꼴이다.
7월 11일에 조작 가담자에 대한 처벌 경감을 결정했지만 7월 말로 예정되어 있는 협회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려야 조작 가담자의 선수로서의 복귀가 이뤄진다. 이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협회에서 보낸 것이고 그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볼수 있을까?
지금 그 부분에 대해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또한 협회는 이전 기성용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팬들로부터는 협회나 연맹이나 신뢰를 잃은 상황이다. 협회나 연맹이나 그놈이 그놈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기성용에 대한 처벌의 기준점 중 하나가 '그간 한국축구에 공헌한...'이라는 것을 끌고 들어온 이상 조작자들 중 몇몇 국가대표를 거치거나 각급 대표를 거친 선수들에 대해 '기성용급의 공헌'이라는 문제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원칙과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생기는 연쇄반응이다.

거기다 몇몇 팬들은 벌써 '네티즌 수사대'급의 망을 가동시켰다.
사실 연맹의 발표 이전부터 몇몇 구단의 팬들은 "조작자가 우리 구단의 경기장에 드나든다", "우리팀 관련자의 축구교실에서 강사를 한다", "심지어 연습경기까지 뛰더라"라는 소식을 전하면서 올 초부터 의문을 제기한 바 있었다.




[한국 농구의 레전드 중 한명인 강동희도 4경기 승부조작으로 징역 구형이 이뤄졌다. 그가 한국농구에 기여한 업적은 크지만 승부조작이라는 범죄를 저질렀다]



7월 18일 프로농구의 강동희 감독의 징역 구형이 내려졌다.
(http://sports.media.daum.net/basketball/news/kbl/breaking/view.html?newsid=20130718225312444)
이분은 농구에서라면 가히 레전드급인 분이었다. '허동택'이라는 조어를 만들었을 정도로 한때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가드였고 레전드였다. 축구로 따지자면 기성용 선수는 저리가라 할 정도의 업적과 공헌을 했다 할 수 있었다. 최성국도 비교는 안될 정도다.
그럼에도 공식적인 구형을 받았다. 승부조작이라는 '범죄'는 해당 스포츠만의 내부 문제가 아닌 사회적 범죄임을 것을 강변하는 것이다.

최성국이라던가 기타 프로축구의 승부조작 관련 선수들은 그나마 미리 자수하는 기간(최성국은 자신이 자수하는 것이 아니라 구단 직원이 자수절차를 대행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등의 일종의 '특례'를 통해 저런 구형을 받지 않았다고 해도 될 정도다.

그리고 또 다른 컬럼니스트는 앞에 말한 팬들의 제보를 뒷받침하는 컬럼을 올렸다.
다음 미디어의 '임성일의 들숨날숨'의 글이다. 해당 글은
http://sports.media.daum.net/column/lsi/view.html?gid=17142&newsid=20130720074001814  이다.
중요한 부분은 바로 여기다.

"승부조작에 가담해 징계를 받았던 모 선수가 몇 달 전부터 공공연하게 몸을 만들고 있었다. 한 K리그 클래식 구단으로부터의 영입 제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다른 선수들에게 신나게 떠들면서(복귀)준비를 하고 있더라. 모든 상황이 괘씸했다"라는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결국 '봉인이 해제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임성일 기자의 이런 컬럼 이전에도 K리그 여러 구단들의 여러 조치들을 보는 팬들의 눈이 곱지 않았다. 팀의 중요 구성원이라 할 수 있는 선수들과의 계약 해지, 그리고 모 구단의 선수단의 대거 축소(선수 해고), 몇몇 구단의 선수 정리, 외국인 선수들이 팀을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팀으로 옮기는 것. 등을 보며 일부 팬들은
"이 조치가 조작자들이 복귀할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냐?" 는 의혹의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한 선수가 복귀하기 위해선 그 선수의 연봉을 어디선가 마련해 오던가, 그 선수가 뛸 자리를 주어야 하기 때문에 그 선수의 연봉을 확보하고 뛸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었냐는 것이다.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에서 '절대 강자'급이라 하는 경찰청과 상무의 경우는 연습시합 상대의 부족을 토로한다. 경찰청 축구단의 조동현 감독은 "연습경기를 비슷하거나 더 위의 수준의 상대와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선수단의 수준 유지가 힘들다"라는 말을 경기 직후의 인터뷰에서 하기도 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박경훈 감독도 "제주도는 연습상대를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경기력 유지를 하기 어렵다"는 인터뷰를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경기력 유지하기 힘들다'는 경찰청이나 상무는 K리그 챌린지에서 '절대 강자'급의 경기력을 보여준다. 이근호 선수가 "2부리그 메시"소리 들을 정도다. 챌린지 리그 가서 이근호 선수의 경기를 보면 이건 뭐 정말 몇명 달고 다니면서 경기장을 헤집어 놓는다. 이정도의 경기력이다.

조작자들 중 팀의 중추 선수였던 선수들은 조금 몸만 만들어 진다면 챌린저스 리그는 씹어버릴 거라는 가정이 쉽게 나온다. 더구나 임성일 기자의 컬럼대로라면 벌써 몸 만들어진 선수는 몇 있을 거라는 가정은 현실이 되어있을 것이다. 더구나 염동균 선수의 7월 18일자 기사화된 인터뷰를 보자.
http://sports.media.daum.net/soccer/news/k_league/breaking/view.html?newsid=20130718070205481

"올해 초부터 17~18명의 선수들이 모여 클린FC란 팀을 만들었다. 감독은 최순호 부회장이다. 여러분이 도와줘 K리그 챌린지(2부 리그)팀과 챌린저스리그, 대학팀과 연습경기를 했다. 생각보다 구성이 좋다. 16경기 정도를 했는데 첫 경기 빼고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축구장에 다시 서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이미 챌린지 리그까지 포함해서도 이정도 성적을 연습경기에서 냈다면 어느정도 레벨과 몸 수준이 올라왔다는 추측도 가능할 정도다.



[2013년 1월2일자에 작성된 카카오 스토리 캡쳐화면]



오늘 축구팬들의 최신 소식에는 최성국 선수가 1월 2일에 작성한 카카오스토리의 캡쳐화면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 캡쳐사진이 이전이라면 '그라운드에 미련이 있구나'로 넘어갔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보도가 계속되고 의혹이 쌓인 지금은 '이미 이때 복귀에 대한 어느정도의 이야기가 나온 것이 아니냐?'는 증거로 여겨질 정도로 의혹이 증폭되었다. 연맹이 지금까지 한 행동으로 보면 이것을 부인하더라도 믿어줄 축구팬들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90분 내내 뼈빠지게 뛰어도 이말 한마디에 아무말 할수 없게 된 거다.
"조작이잖아"

이미 2011년에도 이런 말은 있었다. 그때 축구팬들은 다른 사람들의 이런 비아냥에 "그래도 축구협회나 연맹에서 자정 노력을 열심히 했다."라고 했고 선수들도 경기력으로 보답한다는 여러 세레모니를 했다. 그 과정에서 한 팀의 감독이 자살하는 불상사도 있었다.

연맹은 그걸 잊었나보다. 심지어 2년전에 한 말도 뒤집은 것 아닌가. 그걸 '한 개인의 발언'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해당 발언은 '연맹의 책임'하에 있던 발언이 아니었고, 그 당시 사죄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단순 고개숙인 인사 에 불과했는가?




[이때의 이 사죄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였었던 것일까?]




이전의 포스팅 (http://www.feverpitch.kr/166) 에서도 언급한 것을 다시 한번 써 보자.

이 건은 해당 선수의 단순한 '삶의 구제' 건이 아니다. 협회, 연맹의 이른바 '축구인'들의 밥그릇이 걸린 문제다. 그들은 분명 당신들의 밥그릇을 걷어찬 사람들이다. AFC 챔스리그의 불참만이 아니다. 당시 스포츠토토에서 축구를 제외하거나 스포츠 토토 자체를 없애자는 말이 있었다. 2012년에 스포츠토토에서 축구에 배당된 돈이 490억이다. 이거 만만한 돈 아니다.

이 돈이 그대로 날라갈 뻔 한거다. 한마디로 490억이라는 돈이 지금 어디에 쓰이는가? 협회와 연맹의 사업에 쓰인다. 그리고 그 사업에서 뛰는 사람들은 당신들이 말하는 '축구인'들이다. 이 보조금 없으면 지금 한국축구의 미래를 책임지는 선수들인 유소년 지원이 당장 날라간다. 거기서 일하는 '축구인' 코치들이 당장 밥 굶는다. 이거 어떻게 책임질건가?


지금까지 들어온 여러 스폰서라는 것들이 축구협회, 연맹이 잘해서 들어온 것이라 생각하는가?

그들은 '광고 효과'를 원해서 당신들에게 돈을 투자한거다. 어떡하던지, 어떤 경기던지 자기네 회사의 로고가 나오고, 광고판을 몇천, 몇만의 사람들이 경기장에 와서 보고, TV에서 봄으로 해서 자사 홍보를 하면 그로 인한 뭔가의 '이득'이 있을 것을 바라고 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에 돈을 준 것이지 연맹과 협회의 '전직 축구선수들'이 이뻐서가 아니다.

그 돈을 투자한 이유는 바로 '팬의 숫자'이다.


하긴 그간 한국의 프로축구판에서 '팬'은 그냥 병풍에 불과했다는 것도 부정하긴 어렵다.

팬들이 얼마 없던, 외면하던 간에 모기업의 '홍보'라는 의미에서 프로스포츠는 돌아갔다. 그렇기에 '뭐 이 위기만 지나가면 되지, 팬들이야 뭐 신경쓸거 있냐? 성적 좋으면 다시 오잖아. 월드컵 때 한번만 감동의 현장을 만들면 돼' 라는 사고방식에 쩔어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은 다른 입장일거다. 광고 하나 끌고 오기 위해서 날마다 사업체를 다니고, 관중 한명 더 오게 하려고 지역의 여러 자치회 사람들과 만나고 인사하고, 경기의 이벤트를 기획한다. 그냥 치어리더 몇명 이쁜 사람들 오게 하고, 자동차나 기타 전자제품을 경품으로 걸면 경기장에 사람 몰려드는줄로만 안다면 그건 오산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도 돈이 필요하다. 이젠 그 돈을 모기업에서 받아오기도 힘들다. 구단 직원들이 어딜 가서라도 굽신대서라도 AD보드 하나라도 광고 따와야 하고 경기 브로셔에 기업체 협찬광고 한줄이라도 박는 것을 따와야 그런 행사 한다.


그 돈줄이 '신용불량'으로 막히면 문제가 된다. 이미 AFC 챔스 출전 등을 위해 구단들은 독립채산제, 즉 이제는 모기업의 한 부서가 아니라 독자적인 회사가 되어야 하고, 모기업의 광고지원만으로는 돈이 모자른다.

'돈이 늘 모자른다'는 시민구단이 아닌 전통의 구단중 하나인 포항제철이 '돈 없다'며 외국인 용병 쓸수 없다는게 바로 올해의 현실이다. 내년에도 포항의 사정이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더구나 이번의 연봉공개로 인해 K리그의 '빅클럽'들은 곤란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 사정이 나아진다는 보장 또한 없다.


축구선수 출신의 연맹 고위관계자들이 이전에 뛰던 판과 지금 뛰는 판이 다르다. 프로스포츠의 구단들은 이전과 달리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없다. 이제는 각 구단이 독립된 회사가 그들은 다른데서 돈을 투자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 투자의 원천은 바로 '팬'을 담보로 한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소비자' 자체를 상품으로 본다. '소비자'를 담보로 해서 각종 수익을 끌고오는거다. 축구협회에 왜 나이키가 투자하는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성적을 올림에 따라 나이키 로고가 한번이라도 더 TV에 나올 수 있고, 그리고 나이키 매장에서 국대 유니폼 하나라도 더 팔고, 기타 등등의 수익, 그리고 기업의 이미지에 대한 광고효과 등이 유발되니까 나이키가 투자한거다. 대한축구협회가 잘나서가 아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소비자'를 끌고 오는 컨텐츠(축구팀이 만드는 각종 경기 및 여러가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었다. 연맹이나 협회는 '소비자'를 담보로 투자를 유치한거다.


구단에서 아니 연맹이나 협회에서 그런 스폰서를 유치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투자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가? 바로 '팬'을 팔고 다닌다.

"우리는 이만큼 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만큼 충성스러운 사람들에게 당신들의 광고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보여주는 댓가로 돈을 주세요"

이게 '정말 단순화시킨' 광고 영업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그렇게 살아왔다. 그래서 신문에서는 실제로 판매되지 않더라도 더 많은 숫자의 부수를 찍어서 "우린 몇백만부를 찍어낸다! 그만큼의 가정에서 우리 신문을 봅니다! 효과 끝내줍니다"하면서 광고를 받았다. 심지어 요즘 지역 케이블 TV도 이런 논리로 '우리 케이블 TV에 광고하세요!' 라고 한다.
프로스포츠의 주체는 '선수'뿐만이 아니라 '팬'도 그 주체인 것이다.

이러한 승부조작자들의 해금 발표 덕에 벌써부터 인터넷 곳곳에선 축구에 대한 시각이
"축구는 보지도 않던 사람들이 축구를 비아냥댄다는 거다. 그것도 거리낌 없이."
가 되 버렸다.
거기에 더 큰 문제는 이걸 반박할 수가 없다는 거다.

이제 K리그에서 무슨 기록이 나오더라도 "조작한거잖아" 라고 상대가 비아냥되면 반박할수가 없을 지경이다. 벌써부터 며칠전까지 축구팬을 달구던 [이동국의 연속 골 기록] 에 대해서도 "에이, 조작한거지, 위에서 기록 만들라고 조작해 놓곤 '조작자 해금' 발표해야 하니까 눈치보면서 연속골 넣지 말라고 한거 아냐? 중간에 공 돌려주기로 골도 넣었으니 쪽팔려서 기록 경신하지 말라고 조작한거 아냐?"라는 말에 반박을 해도 "그런데 왜 조작자들이 돌아오는건데?", "조작자들 뛰잖아"라는 말에 반박할 말이 없는거다.

이런 상황이 무엇을 뜻하는 것이냐고?
축구협회나 프로연맹의 선수출신인 모든 사람들이 그간 그라운드에서 뛴 모든 경력이 부정되는거다. 이거 일반 사회에선 무엇을 뜻하는지 아는가?
당신의 모든것이 부정되는거다. 한 인간의 모든 것이 부정되는 인간말살이다. 아니 한 인간이 아니라 대한민국 축구가 이뤄낸,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것이 '조작이네' 라는 한마디로 부정되는거다. 거기에 어떠한 반박을 하더라도 '조작이네' 라는 비아냥으로 응수당하면 뭐라 반박할수도 없게 되는.

도대체 이런 상황을 왜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가?
그러기에 개탄을 금할 바 없다.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일어났을 때 관련자들은 속에서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2년정도 뒤면 다시 복귀할테니 몸관리 잘 해 두자'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그런 일 자체가 없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 할 수 있는가?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기에 2년전의 그 사건때에 그렇게 그 난리를 친거 아닌가. 어떡하던지 재발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프로그램 돌리고 연맹의 홈페이지 한쪽에 '클린센터' 메뉴를 만든건 시늉만 한 것인가?



[ http://www.kleague.com 의 우측에 있는 '클린센터' 는 시늉에 불과했던가? ]



지금 많은 팬들은 그런 선수들의 복귀를 놓고 '시즌권 커팅식'을 하겠다던가 하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2년전에 가장 큰 피해를 봤던 대전 서포터들은 '조작선수 복귀반대'의 플래카드도 경기장에서 들었다. 이들을 소수로 생각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대전은 승부조작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8명이나 되는 선수가 연루되는 바람에 가장 큰 피해를 본 팀이었다. 이 팬들이 그때 얼마나 피눈물을 흘렸는지 우리는 기억한다. 이것은 대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축구팬들의 분노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KFA라는 마지막 브레이크가 제 기능을 하길 바란다.
지금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이미 KFA하고도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 사실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 이 글의 논지는 전적으로 글쓴이 본인의 논지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