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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보완계획48

축구와 인종차별(2)

감독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은 공정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팀의 순위를 크게 좌우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스포츠 경제학자, 스테판 지만스키의 추계에 따르면, 선수단 연봉 총액으로 예측 가능한 순위보다 상위로 이끈 감독은 10% 정도에 그치고 있다. 다른 감독들은 거의 아무런 역할도 맡지 않는다. 경기를 하는 것은 선수들이기에 감독은 그다지 관계가 없는 것이다.


 

[2010-2011 EPL 상위 7개 클럽 연봉 총액과 리그 순위]


1. 첼시 / 19100만 파운드 / 리그 2위(▼1위)

2. 맨체스터 시티 / 17400만 파운드 / 리그 3위(▼1위)

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15300만 파운드 / 우승(▲2위)

4. 리버풀 / 13500만 파운드 / 리그 6위(▼2위)

5. 아스날 / 12400만 파운드 / 리그 4위(▲1위)

6. 아스톤 빌라 / 9500만 파운드 / 리그 9위(▼3위)

7. 토트넘 / 9100만 파운드 / 리그 5위(▲2위)

 


감독의 주된 역할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 깔끔한 외모로 참석하여 팬과 선수들, 그리고 스폰서와 언론이 납득할만한 무게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이다. 클럽이 선수들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감독은 주관적인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다. 외모, 헤어스타일, 현역 시절의 경력, 그리고 감독답게보이는지의 여부이다.


구단주가 좋아할만한 이미지와 경력을 모두 갖춘 남자 ◎Getty Images

  


이러한 주관적인 기준은 흑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이는 축구계의 일을 결정하는 입장에 있는 백인들 대부분이 흑인에 대한 틀에 박힌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흑인에 대한 틀에 박힌 이미지를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다. 흑인 감독을 고용하길 꺼리는 클럽 회장은 자신이 결코 인종차별주의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앙투앙 콤부아레는 서포터와 스폰서, 방송국 중 어느 쪽이라고 하면 클럽의 수뇌부에서 어떠한 망설임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축구계에는 흑인 감독은 능력이 없다따위의 이미지가 지금도 남아 있다. ‘백인 남성으로 선수 경험이 있고, 보수적인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인물이외의 인물을 감독직에 앉힌 클럽은 그 선택이 실패했을 경우를 걱정해야만 한다. 그래서 흑인 감독을 고용하는 일은 아직도 위험한 일처럼 여겨지고 있다.

 


물론 이는 백인 감독에게, 그리고 감독이 되길 희망하는 백인 선수에게는 나쁠 것이 없는 상황이다. 프랑스 지도자 노동조합인 UNECATEF의 피에르 레페리니 부회장은 흑인 감독의 부재를 우려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역량의 문제? 자격을 취득하는 일이 어렵다? 애초에 누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나? 그저 귀찮은 일로 여겨지고 있을 뿐이다.”

 


장 티가나는 상황은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 여성참정권 운동과도 같은 것이다.”라는 말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지난 20년간 조금도 진전되지 못했다.

 


필요한 것은 정책의 시행이다. NFL2003년에 루니 룰을 채택했다. 이는 감독과 임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소수계 후보자를 적어도 한 명은 인터뷰하도록 정한 것이다.


축구계에도 댄 루니와 같은 인물이 나올 수 있을까? ◎Fox Sports

 


이 제도로 말미암아 NFL에서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최근 슈퍼볼에 참가한 10팀 중 7팀이 비백인 감독과 GM을 고용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선수협회(PFA)는 잉글랜드 축구계에도 루니 룰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역 시절엔 아스날의 미드필더로 활약했고, 현재는 PFA에서 지도자를 양성하고 있는 폴 데이비스는 BBC에 출연하여 이런 말을 남겼다. “축구계는 수많은 재능을 외면하고 있다. 많은 흑인이 지도자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흑인 선수들은 지도자가 되기 위한 과정을 6~7년 동안 성실하게 이행해도, 자신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폴 데이비스는 빅 클럽들의 감독 인사에 대해서도 말했다. “지금까지 인터뷰한 적이 없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장려하는 일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사람은 나쁘지 않다. 생각했던 것보다 좋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안 된다면 루니 룰의 차례다. 그렇게 된다면 일부 세르비아 팬들의 원숭이 흉내에 맞서 잉글랜드인은 우리나라에 차별은 없다고 당당하게 그들을 비판할 수 있을 것이다.




Text by 사이먼 쿠퍼



Translation by BJH48



출처http://sportiva.shueisha.co.jp/clm/wfootball/2012/10/29/post_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