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근처에서 볼을 빼앗은 상황
공간이 여의치 않자 중앙 수비수 아게르에게 백패스. 넓게 포진하는 스크르텔과 그 공백으로 들어가는 제라드
아게르가 조 앨런에게 패스. 여기서부터 빌드업 시작. 조 앨런에게는 몇 가지 가능한 패스 선택지가 있으나, 뒤로 돌아서는 동작으로 우선 아게르의 포지셔닝을 시야에 확보. '여의치 않으면 뒤에서부터 빌드업 리셋'은 브랜든 로저스가 스완지 시절부터 고수한 원칙 중 하나
아게르가 골키퍼 레이나에게 백패스. 여기서부터 빌드업 과정은 완전히 리셋된다. 스완지 팬들에게는 익숙한 그림. 빌드업 리셋이야말로 스완지가 '스완셀로나'라 불릴 정도로 패스 시도가 많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볼을 받은 레이나를 중심으로 중앙 수비수 두 명이 넓게 포진
빌드업 시작. 아게르가 카가와를 끌어들인 자리에 조 앨런이 내려가 2:1 패스코스 확보
2:1 패스코스에서 가능한 디테일. 자유를 얻은 제라드
그 결과
이 지점이 중요 포인트. 브랜든 로저스의 축구와 제라드로 대표되는 리버풀의 축구가 충돌을 일으키는 장면이다. 마틴 켈리가 측면으로 올라가는 것을 파악한 제라드는 주특기인 중거리 대각선 패스를 시도. 측면으로 볼을 보내 일단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리고 보는 리버풀 축구의 답습? 아니면 오빤 잉글랜드 스타일?
만약 스완지 축구였다면, 제라드는 앞선의 수소에게 볼을 패스하여 전체 라인의 '조직적인' 상승을 도모했을 것. 즉 공격을 펼침과 동시에 수비 전환에 대한 의식까지. 이를테면 공격에 실패하더라도 좁은 간격을 유지하며, 재차 압박을 가하는 패턴.
마틴 켈리는 수소에게 패스. 제라드의 패스를 크로스로 연결시키지 않은 마틴 켈리야말로 브랜든 로저스의 몇 안되는 이해자? 수아레즈가 에반스의 뒷공간으로 패스를 보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체없이 시작되는 뒷공간 공략 디테일
그 결과. 이 빌드업은 절충이라면 절충일 수도 있고, 브랜든 로저스의 구상과는 다를 수도 있음. 단 제라드가 저 위치에서 계속 뛴다면 어쩔 수 없이 안고 갈 수 밖에 없는 딜레마. 이 딜레마의 문제는 제라드의 장기인 중장거리 대각선 패스를 통한 공격이 실패한 시점의 측면 수비에 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실점 상황 대부분에 글렌 존슨이 얽혀 있다는 점은 우연이 아니다.
리버풀에 던지는 의문은 조 앨런을 제외한 나머지 미드필더들이 브렌든 로저스의 축구에 적응할 생각이 있기는 한지. 그리고 브렌든 로저스 축구로의 개혁을 여론이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을지의 여부에 있다.
Text by 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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