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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벵거

예술가의 시대를 이끌던 아스날은 어디에 2012년 축구계의 트렌드를 간단하게 범주화시켜보자. 우선은 예술가가 있다. 스페인과 FC 바르셀로나는 그들만의 철학적, 미학적 가치를 앞세워 예술가의 시대를 이끌고 있다. 그 반대로는 전사들이 있다. 시대가 공격수에게 다재다능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골잡이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 것처럼, 예술가의 시대에서도 전사들의 저항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첼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전사들은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예술적으로 훈련된 전사들이 있다. 스페인 클럽이면서도 잉글랜드 클럽의 냄새가 강했던 아틀레틱 빌바오는 마르셀로 비엘사라는 예술가와의 만남으로 예술적인 전사들로 변신했다. 독일에는 도르트문트가 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를 보라. 그들은 예술가의 볼 점유율 사랑을 비웃기라도 .. 더보기
아르센 벵거는 인종차별주의자였나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박주영이 아스날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감독인 아르센 벵거를 인종차별주의자로 의심하기 시작했다. 스포츠 선수 개인의 성공을 국가의 성공으로, 개인의 실패를 국가의 실패로 여기는 한국다운 참신한 발상이다.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한 선수가 벤치에 머무르는 것은 축구판이란 바닥에서 지극히 일반적인 일이다. 이런 선수는 비단 박주영만 있는 게 아니라 내 사랑 부산교통공사 축구단에도 있고, 심지어 북한 대표팀에도 있다. 그러나 스포츠 선수 개인의 실패를 국가의 실패로 여기는 이곳에서는 이를 상당히 괘씸하게 여긴다. 그러니 '대감독' 알렉스 퍼거슨은 단지 박지성을 선발에 넣지 않았던 이유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욕을 들어야 했고, 다른 곳도 아닌 아시아에서 재기의 발.. 더보기
현실적인 목표에 집중하는 아스날 아스날이 달라졌다. 매번 이 시기가 되면, 경쟁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추락하던 모습이 사라진 것이다. 리그 20라운드 풀럼전 패배를 시작으로 스완지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연달아 3연패를 당했던 아스날은 이후 8경기에서 7승 1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 3위에 올라섰다. 시즌 내내 거센 비판에 시달렸던 벵거의 표정도 이제는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 아스날이지만, 아쉬운 부분은 존재한다. 최근 8경기에서 무려 승점 22점을 얻었음에도 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 차이는 15점에 달한다. 이것은 상승세로 돌아선 시점이 너무 늦었음을 분명하게 말해주는 기록이다.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든 시점에서 아스날 정도의 팀이 승점을 22점이나 챙겼다면, 리그 3..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