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축구에서 훈련법, 체력관리, 부상문제 등에 관심을 두었던 레이먼드 베르하이옌 은 올해 5월 9일에 재미난 연구 하나를 발표합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유럽 주요 리그(잉글랜드,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태리) 팀들의 경기 사이 휴식일과 승률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했는데 경기 사이 휴식일이 2일 이하일 경우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승률 하락이 일어난다. 이는 이틀 이하의 휴식일로는 충분한 체력 회복이 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며, 이틀 이하 휴식 취한 팀이 경기 시 60-90분 사이 득점의 하락/실점의 증가하는 현상은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니 유럽 축구 주요 기구는 이틀 이하 휴식일을 취한 팀과 3일 이상 휴식일을 가진 팀의 대결이 일어나지 않도록 일정 조정을 잘 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건 불공평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주장이죠? 실제로 유로 2012 때 다른 일정은 괜찮은데 유독 결승전만 한 팀이 이틀 이하 휴식일을 가졌고 그 결과 역대급 점수차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베르하이옌의 보고서 원문이 궁금하신 분은 이 링크에서 다운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이번 시즌 축구를 보는 제 관심사 중 하나가 여기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평소 관심가지고 지켜보는 주요 팀들 휴식일과 승률을 한 번 살펴보고, 나아가 각 선수들의 휴식일도 시즌 끝나면 통계를 내보고 싶었죠. 즉 제게는 두 시즌 전에 했던 혹사도 평가의 확장판이라는 말입니다. 근데 이런 류 작업 해 보신 분은 알겠지만 이게 시간만 엄청 잡아먹고 별 보람은 없는 경우가 많아요. 맨체스터 시티 퍼포먼스 분석팀장이 Opta 原자료까지 공개하는 세상에서 이걸 하기 위해서는 제 자신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를 느꼈어요. 그래서 이렇게 이적시장 끝난 분위기나 한 번 타볼 겸, 회사 프로젝트가 자꾸만 연기되서 남는 시간도 활용해 볼 겸, 겸사겸사 만들고 있는 엑셀 파일 일부를 블로그에 올립니다. 이렇게 올려두면 마무리 짓기 위해서라도 제 자신을 채찍질해서 한 시즌 동안 데이터 만들겠죠 뭐.
그럼 시작합니다. 총 네 번에 나누어 올립니다. 순서는 무순이에요.
(1) 맨체스터 시티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아스날 / 토트넘
(2) 뉴카슬 유나이티드 / 첼시 / 리버풀 / 스완지 시티
(3) 레알 마드리드 / 바르셀로나 / 바이언 뮌헨 / BVB
(4) 유벤투스 / AC 밀란 / PSG
맨체스터 시티
주요 영입
옛 스승과 함께 옛 스승을 상대할 예정
DDR 대신 가르시아?
마르티네스 대신 로드웰? / 아자르 대신 싱클레어?
선수단
떡대 사랑 만치니의 취향이 다분히 반영된 이적시장을 보낸 후 팀 높이를 한층 보강한 시티입니다. 이제 양 풀백 혹은 배치에 따라 양 윙백을 180 넘는 선수로 세울 수 있게 되었고 중앙 지역 역시 180 후반들로만 3미들을 채울 수 있습니다.
조 하트-콤파니-야야 투레-실바-아구에로. 중심 축이 모두 절정기에 있고 구성 상으로도 딱히 약점이 보이지 않네요.
우세 시 4222, 단단히 가고자 할 때 3412 라는 시즌 플랜을 만치니가 계속 유지할 지, 2시즌 연속 걸린 죽음의 조가 리그에도 영향을 미칠런지 등이 관심갑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요 영입
한 때 골을 주고받던 사이
선수단
퍼거슨 경의 도너츠 축구는 올해도 계속됩니다. 슈팅숫자 혹은 TSR 지표를 중시하는 축구통계론자들에게는 이미 몇 시즌 연속 하락의 징후를 내포했다 지적받고 있는 팀이 맨유입니다. 그러나 퍼기는 올해도 적은 슈팅 숫자 따위 높은 결정력(Conversion rate)으로 만회하겠다며 창끝을 강화했습니다. 물론 측면으로만 치중되고 둔화된 중앙 공격을 다변화시키기 위한 영입도 하였으나 그 성패는 두고봐야 할 문제이겠습니다.
세대 교체가 진행 중인 중앙 수비, 측면 수비. 양적으로는 부족하지 않으나 질적으로는 의문표 가득인 중앙. 확고한 왼쪽 자원이 없어 우측만 두드러지는 측면 등등 구성 상의 약점을 지적하자면 끝이 없네요.
볼먹는 축구에는 데헤아, 고공 축구에는 리니고 라는 골리 로테이션을 계속 할런지, 팀 플랜 짜는데 있어서 최악의 존재라고 생각하는 인저리 프론들이 과연 시즌동안 내구성을 유지할런지 등등이 관심갑니다.
아스날
주요 영입
국대 애국자, 클럽에서도?
클럽 최고, 국대 쩜오?
선수단
흔히들 이적료를 들인 영입만이 전력보강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그렇지 않죠. 임대나 장기부상자 복귀, 젊은 선수의 기량 향상, 뛰어난 코치 영입, 드레싱룸 트러블 메이커 축출 등등 전력 향상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그외에도 참 많습니다. 아스날 역시 그렇습니다. 그 바탕 위에 프랑스 득점왕, 독일 국대 부동의 왼쪽, 말라가 챔스 진출/비야레알 강등의 주역이 추가되었습니다.
다소 어린 감이 있는 골리진을 제외하면 구성상 뚜렷한 약점이 있나 모르겠네요.
지난 시즌 리그 내에서도 특히나 높았던 한 선수의 득점 비중을 나머지 선수들이 어떻게 나눠가지나, 특히 부담이 심할 지루가 얼마나 잘 적응할런지 관심갑니다.
토트넘
주요 영입
잘 키운 임대 둘, 영입 하나 안부럽다? 누구는 무주공산 무혈입성, 누구는 미국산이 떡하니? 받아서 드리블 치고 슛~ 골? 딱히 좌우를 가리지는 않네요? 박스 밖이 좋네요?
선수단
지난 시즌 아데바요르/반더바르트/레넌/베일/모드리치/파커 6명이 함께 할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승률 차이 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 중 둘이 나가고 하나가 장기 부상에 다른 하나는 뒤늦게 합류해 몸이 덜 만들어졌네요. 주 득점 루트, 주 승리 공식을 완전히 다시 짜야 할 판인데 수비진 부동의 핵이었던 카불마저 장기 부상입니다. 이 정도 상황이면 그 누구라도 시행착오는 불가피할텐데 AVB가 얼마나 빨리 해답을 찾아 새 판을 짤지, 아니면 아예 그 판을 넘기게 될지 위태위태해 보이는 프로젝트입니다.
풀백 구성이 우측/좌측/양쪽 셋, 날개 구성이 우측/좌측/양쪽 셋으로 단촐한 편이고 케인 임대로 전문 공격수도 둘로 가벼운 느낌이네요.
초반 세 경기에서 프리델 활약이 워낙 좋았던 건 사실인데 그걸 굳이 표현해서 데샹까지 말이 나오게 할 필요가 있었는지, 박스 안으로 볼은 잘 진입시키던데 그걸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런지, 구성 상 슈팅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정리정돈할 수 있는지, 선수 시절 팬들의 사람을 듬뿍 받았던 인물이 옆에서 호시탐탐 넘버 원을 노리고 있는데 일 년 전 데자뷰는 다시 일어날 것인지 등이 관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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