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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The Game

5월 9일자 THE SUN 표지

text by 홍차도둑


5월 8일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를 발표했습니다.
세계의 스포츠 전문 매체뿐 아니라 웬만한 큰 신문에서도 맨 앞 기사로 쓸 정도로 나름 충격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5월 9일자 THE SUN의 표지는 의미심장합니다.



['퍼기를 추억하는 특별편'의 표제는 '더 헤어드라이어' 이건 정말 '절묘한 신의 한장'이라 할 수 있는 사진입니다]



사진을 보고 웃어봅시다.
퍼거슨 감독의 '헤어드라이어' 별명은 유명합니다. 경기가 안풀리면 선수들에게 일갈하면서 나오는 고성이 선수들의 머리를 위로 올려버릴 정도의 것이라 붙은 별명입니다.
그리고...저 맨유 앰블럼 붙은 헤어드라이어...실제로 팝니다...샵 가면 있을 겁니다...-_-;
어쩌면 돈유나이티드는 "영감 이왕 하신거 끝까지 더 하시죠..." 하며 맨유 앰블럼 반대쪽에 퍼기영감 사진 붙여서 팔 가능성이 높은 팀입니다...-_-;;;
퍼거슨의 헤어드라이어...뭔가 이거 삘 올라올만한 거 아니겠어요? 퍼기영감도 '올키 ㅋㅋㅋ 그럼 로얄티는 얼마?' 이랬을수도 있습니다. 음...퍼기영감 쏠쏠한 용돈벌이는 할 수 있을겁니다. 돈유나이티드가 한다면 저것만 할 팀이겠습니까?

웃는건 여기까지.

저 사진 한장과 카피는 '절묘한 신의 한장' 이라 싶습니다.
'헤어드라이어'라 나왔지만 그만큼 리그, 아니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상당한 고수들을 퍼기영감은 여러 방법을 통해 통제하고 자신의 축구를 구사하게 만들었습니다. 27년간 거쳐간 스타들이 어디 한둘입니까. 그들을 오랫동안 제어하고 엮어서 우승시킨것이 한두번이 아니죠. 그에 대한 상징이 바로 저 헤어드라이어. 더불어 헤어드라이어 위에 그 헤어드라이어를 시전하는 듯한 일갈하는 모습...

그러면서도 저 사진은 또 다른 것을 암시합니다.
퍼거슨은 퇴임의 변에서 '10년간의 맨유의 전력을 쌓아놨다' 라고 말했지만...축구를 조금 본 사람들이라면 그 말 안믿을 겁니다. 조금이라도 축구를 봐 왔다면, 아니 프로스포츠를 봐 왔다면 퍼거슨처럼 십년이 넘게 팀을 장악하고 리그까지 장악한 감독이 은퇴한 팀은 어디나 거의 예외없듯이 장기간의 침체를 겪었습니다. 그만한 선수들을 통제하는데 실패하니까요. 축구는 단체경기입니다. 거기다 스트라이커로 필드 10명을 채우면 못이기는 그런 경기입니다. 그런만큼 '구슬도 꿰어야만 보배'라는 말처럼 꿰어주는 사람인 감독의 능력이 중요시됩니다. 더구나 1년 가까이 하는 장기레이스에선 더욱 더.

과연 어느 후임감독이 퍼거슨같은 강력한 '헤어드라이어'가 될수 있을 것인가?
까지 저 사진은 암시합니다. 퍼거슨에 대한 단적인 설명이자 이후에 대한 이야기까지...저 사진 한장은 담고 있습니다.

THE SUN은 영국에서는 그야말로 찌라시입니다. 그 수많은 '파파라치'들의 사진이 THE SUN을 장식한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렇지만 이 사진은 다릅니다. 찌라시라도 이건 급이 다릅니다.

퍼거슨이라는 감독이 은퇴하는 것 때문에 저도 글을 이번에 많이 올리게 됩니다. 그만큼 거장이었던 것을 느끼게 합니다. 더불어 저 멋진 한장의 사진은 잊기 어려울 겁니다.
정말로 기가 막힌 신의 한장 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