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피티고리안 승률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세이버 매트릭스의 대부 빌 제임스가 팀득점, 팀실점을 가지고 기대승률에 대한 공식을 하나 고안한 것이 시초였죠. 공식은 "득점제곱 나누기 괄호 열고 득점제곱 더하기 실점제곱 괄호 닫고" 였습니다. 물론 이후 공식에 몇몇 수정이 가해지기도 했구요.
관련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Pythagorean Record란 무언인가
피타고리안 승률의 수학적 해석
최근에 축구팬 중에도 통계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피타고리안 승률을 적용해 보고자 하는 시도들이 있었죠. 허나 빌 제임스의 초기 제곱 공식을 바로 적용하면 많은 오차가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좀 더 높은 정확성을 가진 공식을 찾기 위한 고민들이 있었습니다. 사커매트릭스를 추구하는 축구통계쟁이 중 하나인 하워드 해밀턴이 2010 년에 썼던 짧은 글이 좋은 예죠. 하지만 해밀턴 공식은 일반적인 축구팬이 가지고 놀기에는 조금 난해한지라 보다 간단한 공식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MPE
방정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축구통계에 많은 관심을 가진 과학자 마틴이 자신의 블로그(pena.lt/y)에 제안한 마틴 피타고리안 방정식, 줄여서 MPE 공식입니다. 저 숫자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골득실과 승점과의 관계에 가까운 공식을 찾으려고 회귀분석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나온 수치일 테니까요.
마틴이 블로그에 밝힌 바에 의하면 위 MPE 방정식을 지난 10시즌 동안의 EPL에 적용한 후 회귀분석을 돌려보면 결정계수인 R제곱 값이 자그마치 0.938 이라고 합니다! 아시겠지만 회귀분석의 결과로 나오는 결정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는데 1에 가까울 수록 두 변수의 상관관계가 높음을 의미하죠.
축구에서 결정계수가 높다고 알려진 변수 중 하나로 주급과 리그 순위의 관계가 있습니다. 사이먼 쿠퍼와 스테판 지만스키가 자신들의 책, "사커노믹스"에서 주급과 리그 순위의 상관계수는 0.92 정도 된다고 했었죠. 0.92 라는 수치만 해도 1에 가까운 아주 밀접한 관계를 의미합니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 이사로 부임한 페란 소리아노는 바르셀로나 시절 사이먼 쿠퍼의 연구를 보고 향후 바르셀로나의 경영 방침을 세웠다고 자신의 책 "우연히 들어가는 공은 없다"에 기술하기도 했죠.
암튼 MPE 공식을 이번 시즌 EPL에다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기대승점과 실제승점이 가장 큰 편차를 보이는 팀은 맨유입니다. 무려 9점을 더 획득하고 있네요. 골득실 17의 시티와 16의 맨유 두 팀은 골득실로 한골 차이이지만 기대승점에서는 4점이나 차이가 난다는 점도 재미있는 점이군요. 맨유 외에는 노리치가 기대승점에 비해 5점, 토트넘과 알비온이 3점 정도를 더 획득하고 있습니다.
기대승점에 비해 실제승점을 적게 획득한 팀으로는 레딩이 -7점으로 가장 부진합니다. 아스날과 QPR이 -4점, 풀럼, 선더랜드, 소튼이 -3점으로 기대승점에 비해 부진하고 있네요.
다른 리그에도 이 방정식을 한 번 적용해 보겠습니다.
14라운드까지 소화한 라리가입니다. 바르셀로나가 피타고리안 승점보다 9점이나 더 승점을 내고 있네요. 아틀레티코, 베티스, 헤타페, 레반테, 라요 역시 피타고리안보다 선전하고 있습니다. 말라가, 레알 마드리드는 MPE 승점보다 못한 승점을 기록하고 있네요.
이번에는 분데스리가 입니다. 바이언의 경우 골득실이 워낙 좋다 보니 타팀보다 많이 앞선 승점 38점임에도 피타고리안 승점보다는 2점 낮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레버쿠젠, 슈투트가르트 등이 기대승점보다 잘하고 있네요.
세리에A를 볼까요? 인테르와 라치오, 아탈란타 등이 기대승점보다 선전하고 있습니다. 상위권 중에서는 AC밀란 혼자 피타고리안보다 낮은 승점을 기록 중입니다. 승부조작으로 승점을 감점당한 시에나가 피타고리안 승점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승점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군요.
리그 앙입니다. 리그 1,2위인 리옹과 마르세유가 피타고리안보다 잘하고 있는 반면 그 뒤를 추격하는 셍테티엔, PSG, 발랑시엔 등은 기대 승점보다 못한 성적입니다.
얼마 전 서울의 우승으로 끝난 K-리그도 살펴 보겠습니다. 먼저 스플릿 시스템이 적용되기 전인 전반기 30라운드까지 순위입니다. 서울, 부산, 수원, 울산 등이 피타고리안보다 잘한 반면 광주, 제주, 강원 등은 기대 승점보다 못했습니다.
스플릿 시스템이 적용된 후 K-리그 최종 순위표입니다. 서울이 피타고리안 승점보다 13점이나 많은 승점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한 반면 광주는 기대 승점보다 9점이나 적은 승점으로 강등당했습니다. 피타고리안 승점으로 따졌을 때는 대전이 강등 승점이었으나 기대승점보다 4점을 더 따내면서 살아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양이 우승을 차지한 내셔널 리그입니다. 창원, 목포, 용인 등이 피타고리안보다 잘했고 최하위팀 대전은 기대승점보다도 많이 못했습니다.
이상 7개 리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MPE 방정식으로 계산한 피타고리안 승점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이 수치를 가지고 축구팬은 무엇을 하며 놀 수 있을까요? 저도 궁금한 부분입니다. 앞으로 축구보면서 고민해 볼까 합니다.
엑셀에 공식만 입력하면 누구나 간단히 계산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가지고 놀아보시지 않겠습니까?
P.S. 이번 주 구단주 열전은 앞서 게재한 우스마노프 별전으로 대체합니다. 다음 주 부터는 우크라이나 프리미어 리그 구단주들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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