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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The Game

진격의 서포터, 터키의 3대 서포터가 뭉치다.

text by 홍차도둑


흔히 터키, 이스탄불의 초대형 서포터로 불리는 3대 서포터가 있습니다.
갈라타사라이, 페네르바체, 베식타스라는 터키의 강호들의 팬들입니다.
이들의 반목이야 너무 깊고 깊어서 심심하면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실사판으로 찍어대고 서로 거리에서 씹어대지 못해서 안달이 난 사이라고 보면 될까요? 대한민국에서 서포터들의 반목이라 불리는 것은 이들에게 있어선 애들 장난에 불과합니다.

1980년대-1990년대의 잉글랜드 훌리건들이 전성시대를 마감했다면 1990년대 후반 이후부터 떠오르는 신흥 훌리건의 강자인 '터키쉬 훌리건'중 자기네들이 더 잘나고 더 폭력적이라는 것을 강조하기에 부족함 없는 이 3개 서포터가 뭉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건 살다보니 별걸 다 보게 되는구나 수준이고 심지어 제 지인중에는 "네? 지금 영화 찍는거 맞죠?" 라는 말을 메신저 채팅창에서 실시간으로 보내오고 있습니다.

발단이 된 것은 '터키 탁심공원'이라는 검색어를 넣으시면 나오는 뉴스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스탄불 중심지의 탁심 '게지' 공원이 사라지고 쇼핑센터가 들어온다는 부분에 대해서 공원 보존관련 문제로 일어났습니다.
자세한 요 며칠 동안의 사안은 http://whitebase.egloos.com/4805551 를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문제는 6월 1일 일어났습니다.
수많은 시위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베식타스를 지나서 공원에 진입하려는데 경찰이 이 길을 봉쇄해 버립니다. 이에 베식타스 축구팀 서포터는 그야말로 '모라고? 경찰들이 그런 짓을 했다고? 우리 구역을 지들 맘대로 통제한다고라?' 와 함께자기 구역에서 일어난 일을 좌시할 수 없다고 일제히 일어났습니다. 거기에 이번 일에 대한 사안이 이스탄불 시민들에게는 큰 문제이기도 했지요. 얼마 없는 시민의 휴식공간이 밀려나고 불법적인 공사와 거기다 탁심 공원이라 하면 한국으로 따지면 3.1운동 일어난 파고다공원급이라 할수 있어요. 그런데 거기에 쇼핑센터 건설? 여기에 맞서 시민들이 항의하는 판이었기에 서포터들은 대동단결합니다.
평소 씹어먹지 못해서 안달인 갈라타사라이, 페네르바체 서포터에게 지원을 요청...-_-;;;;;
그리고 세 서포터가 연합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납니다.

이 서포터들이 얼마나 강력한 무력치를 자랑하냐면요...
저...이 셋중 하나만 잘못 건드려도 아래 짤방이 현실화 됩니다.



[네 그렇습니다. 아주 주옥되는 거에요. 셋중 하나만 잘못해도 경찰이 출동해도 경찰은 X고생합니다.]



그리고 제 평생에 이런 사진은 못볼줄 알았는데 보게 되었습니다.



[헐? 저 세명의 팀 머플러와 유니폼이 그냥 일제히? 세상에 지금 저거 CG 아니죠? 오...제가 세상을 오래 살긴 살았나 봅니다. 이런 사진도 보게 되다뇨...]


현재 상황 앙카라에서까지 시위의 불똥이 튀었습니다.
시위대가 총리 관저를 포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군대가 출동했다 합니다. 그런데...제가 장담하지만 총리 관저가 만약 이스탄불에 있었다면...이미 6월 1일에 이미 총리 관저는 포위되었을 것이고 지금쯤은 이미 관저 진입 및 총리가 시위대에 접수되었을지도...
라는 말이 농담 아닙니다. 경험해 보신 분이라면 거의 무조건 동의 하실 거라 믿습니다.

이러한 경기 관중들의 빠와는 이미 이스탄불에서는 역사적으로도 오래 된 전통...(동로마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이런 폭동에 혼이 빠져나갈 정도의 사건도 겪었다는...) 이기도 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이번 건이 쎄긴 쎘나 봅니다. 사태의 추이를 요약된 글을 봐도 이스탄불 시민들이 열받을 만 하긴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그런데 저 물과 기름을 넘어선 사이인 저 세 팀의 서포터들이 뭉쳤다니...

저 팀 셋 중 하나만 나와도 경찰은 골머리 썩고 둘이 붙으면 경찰들은 이날 '우린 죽었다'고 생각하고 진압하러 나가는데 셋이 합체하는 일이 발생했으니...-_-;


[현장에서 경찰이 쏴 댄 최루탄 잔해...엄청나게 쐈습니다. 실제 영상은 http://vimeo.com/67432788 입니다.
 저 3팀 서포터의 연합은 저렇게 최루탄을 쏴 대고 막은 경찰을 밀어버리고 광장 점거했습니다. 그들의 전투력 수준은 가히...엄청납니다. 참고로 모스크바 스파르타쿠스 팬들이 터키 팬들을 조롱하자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의 역사적인 '연합'이 있었습니다. 그때 영상은 http://www.youtube.com/watch?v=JX88861B6BM&feature=youtu.be 그렇지만 이렇게 3개 서포터 연합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건 역사의 현장입니다. 여러모로 말이죠...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일이 평화롭고 잘 마무리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래도 이런 일이 생기다니...깜 놀라서 포스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