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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보완계획48

축구와 인종차별(1)

외부에서 보기에 잉글랜드 축구계는 인종차별 근절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리버풀의 루이스 수아레스와 첼시의 존 테리는 상대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여 잉글랜드 축구협회로부터 출전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지난 U-21 유럽선수권 예선에서는 일부 세르비아 팬들이 잉글랜드 선수들을 향해 원숭이 흉내를 내고 돌을 던지기까지 했다. 당시에도 잉글랜드 축구계는 크게 분노했다. 잉글랜드 선수협회 회장인 클라크 칼라일은 “UEFA는 세르비아를 국제대회에서 퇴출해야 한다.”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잉글랜드 축구계의 중심에는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바로 흑인 감독이다. 지금까지 잉글랜드는 경기장과 관중석에서 인종차별과 열심히 싸워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클럽의 사무실에서 인종차별을 없애기 위한 투쟁이다.


올 시즌 크리스 휴튼의 4-4-2는 아스날과 맨유를 무릎 꿇게 만들었다 ◎Getty Images 

 


잉글랜드 프로축구 선수 가운데, 흑인과 소수계는 전체의 1/4을 차지한다. 그러나 현재 92개의 잉글랜드 클럽에 흑인 감독은 3명밖에 없다. 노리치의 크리스 휴튼, 찰튼의 크리스 파월, 노츠 카운티의 키스 칼이 전부다.

 


데이비드 캐머론 총리까지 이 문제를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흑인 감독의 부재는 더욱 큰 의미를 품게 되었다. 캐머론 총리는 지난해 2월에도 흑인과 소수계 출신의 감독과 클럽 수뇌부가 제일선에서 활약해야만 한다.”라고 주장하였다.

 


같은 문제는 서유럽에서도 접할 수 있다. 클럽 운영에 관하여 약 150회의 워크숍을 개최하여 유럽 전 지역에서 참가자를 모은 한 축구 관계자는 전반기에 흑인 참가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주간지인 드 드만슈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2011) 4월을 기준으로 유럽 빅 리그에서 흑인 감독은 단 4명이었다고 한다. 4명은 루드 굴리트(테레크 그로즈니), 앙투앙 콤부아레(PSG), 장 티가나(보르도), 다우투 파키라(올랴넨세)였다.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지금, 4명의 감독 중 현재까지도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은 앙투앙 콤부아레가 유일하다. 그러나 현재 그가 지휘하는 클럽은 PSG가 아니라 사우디의 알 힐랄이다. PSG는 팀이 리그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음에도 콤부아레를 해임했다. 이로 말미암아 프랑스 리그에는 흑인 선수는 많이 있으면서도 흑인 감독은 단 한 명도 볼 수 없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네덜란드 리그에도 흑인 선수는 많으나, 흑인 감독은 없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리그 1? 1위해도 짤린다능! ◎PSG Official Website

 


사커노믹스의 저자인 스포츠 경제학자, 스테판 지만스키는 축구계의 모순을 지적한다. 클럽은 흑인 감독을 차별하고 있지만, 흑인 선수에 대한 차별은 없다는 것이다.

 


지만스키는 수백만에서 수천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선수 개인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음을 말한다. 즉 선수는 수많은 사람이 똑바로 지켜보는 곳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누가 잘하고 못하는지를 평가하기 쉽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선수단의 연봉 총액은 클럽의 순위를 예측하는 데 안성맞춤의 요소가 된다. 간단하게 말하면, 선수단의 연봉 총액이 높은 클럽일수록 리그 순위는 높아진다. 프랑스 대표팀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인종주의 반대 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릴리앙 튀랑이 말한다. “선수들은 세세한 기준에 의하여 활약을 평가받고 있다. 주관적인 기준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지만스키와 내가 조사한 바로는 영국에서도 1990년대 이전에는 흑인 선수의 연봉이 백인 선수에 비해 낮은 경향이 있었지만, 그러한 임금 차별은 곧 사라졌다. 흑인 선수들이 백인 선수들 못지않은 뛰어난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독의 역량을 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감독의 업무는 사람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계속)




Text by - 사이먼 쿠퍼




Translation by  - BJH48




출처 - http://sportiva.shueisha.co.jp/clm/wfootball/2012/10/28/post_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