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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고리안 - 축구와 예측

지난 번에 예고한 바대로 축구에서 시즌 중 피타고리안 승점이 시즌 최종 결과에 대한 예측 능력을 가지는가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지난 논의는 아래 글을 참고하시길.

 

축구와 피타고리안 승점

피타고리안 - EPL/라리가/분데스리가
피타고리안 - 세리에A/리그앙
피타고리안 - K리그/내셔널리그


 

 

0. 시즌과 시즌 사이 - 피타고리안 승점과 실제 승점의 차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시즌 중간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기에 앞서 시즌과 시즌 사이, 즉 이번 시즌과 다음 시즌 사이의 관계에 대해 먼저 살펴 보죠. 먼저 피타고리안 승점 개념의 본바탕이 되는 골득실과 승점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차트를 하나 올립니다.

 

EPL 2001-02 시즌부터 2011-12 시즌 까지의 데이터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골득실과 승점 사이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헌데 관계식으로부터 유독 편차를 보이는 팀들이 있습니다. 초록색으로 표시된 팀들이 골득실에 비해 유난히 잘했던 팀들이고, 노란색으로 표시된 팀들이 골득실에 비해 유난히 못했던 팀들이죠. 지난 시즌 뉴카슬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일전에 피타고리안 승점과 실제 승점 사이 차이가 +10점이나 된다는 걸 언급하기도 했죠.

 

그렇다면 이런 팀들이 다음 시즌에는 어떤 결과를 낼까요?

 

골득실로 예상되는 승점과 차이가 큰 팀들이 다음 시즌에는 어떤 성적을 기록했는가에 대한 차트입니다. 초록색으로 표시된 팀, 즉 골득실에 비해 유난히 승점이 높았던 팀들이 다음 시즌에는 직전 시즌보다 적은 승점을 획득하고, 노란색으로 표시된 골득실에 비해 유난히 승점이 낮았던 팀들은 다음 시즌에 직전 시즌보다 많은 승점을 획득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축구와 피타고리안 승점 포스팅에 이글루스 BigTrain 님이 "야구의 경우 이 팀의 전력에 세칭 "운빨"이 얼마나 작용돼 있는지를 보는데 유효한 도구" 라는 덧글을 남겨주신 바 있습니다. 축구에서도 유사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해당 시즌에 골득실에 비해 유난히 승점이 높으면 다음 시즌 승점이 낮아지고, 골득실에 비해 승점이 유난히 낮으면 다음 시즌 승점이 높아지는 경향은 '운'의 요소가 제거되고 원래의 경향성(=실제 전력?)으로 회귀함을 의미하게 되니까요. 물론 모든 팀이 다 그런 건 아니고 위 차트처럼 일부 팀의 경우 다음 시즌에 더 잘하거나 못하기도 합니다. 어디까지나 경향에 대한 이야기이니까요.


 

 

1. 시즌 중 피타고리안 - 승점 차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시즌 중 피타고리안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매 라운드별로 보려면 고려해야 할 데이터 수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대상을 지난 시즌인 11-12 시즌 EPL 20개 팀으로 제한했습니다. 먼저 각 라운드별로 계산된 피타고리안 승점이 해당 라운드에 실제 기록했던 팀 승점과 얼마나 차이나는가 추이를 차트에 기록했습니다. (그림은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승점에 따라 세 개의 군으로 분류했습니다. 최종 승점 89~64점을 기록한 시티, 맨유, 아스날, 토트넘, 뉴카슬, 첼시가 상위권 그룹입니다. 최종 승점 56~45점을 기록한 에버튼, 리버풀, 풀럼, WBA, 스완지, 노리치, 선더랜드, 스토크를 중위권으로 분류했구요. 최종 승점 43~25점을 기록한 위건, 빌라, QPR, 볼튼, 블랙번, 울브스가 하위권입니다.

 

각 라운드별로 계산된 피타고리안 승점과 실제 승점의 차이가 전반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기대승점이 실제 승점보다 높게 나오는 팀은 시즌 중에 대체로 계속해서 승점이 높게 나오고, 반대인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몇몇 팀들은 이런 경향이 반전되기도 합니다)


 

 

2. 시즌 중 피타고리안 - 예측능력

 

제가 피타고리안 승점을 계산할 때 사용하고 있는 MPE 공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 공식을 통해 시즌 중에 최종 성적을 예상하는 건 간단합니다. 해당 라운드의 골득실차를 이용하되 경기수만 시즌 최종인 38경기로 바꾸면 될 것입니다. 허나 전 여기에 하나를 추가했습니다. 바로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라운드별로 계산된 피타고리안 승점과 실제 승점의 차이가 유지되는 경향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즉, 해당 라운드 골득실차를 이용하고 경기수를 38경기로 하여 최종 승점을 계산하되 해당 라운드 피타고리안 승점과 실제승점의 차이를 보정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지난 시즌 우승팀 맨체스터 시티는 전반기가 끝난 19라운드에 14승 3무 2패 53득점 16실점 골득실 +37 승점 45점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MPE 공식을 사용해 계산한 19라운드 기대승점은 44점이고 실제 승점이 45점이었으니 차이는 1점입니다. 그리고 MPE 공식에서 경기수를 38경기로 바꿔 기대승점을 계산하면 88점이 되고, 여기에 해당 라운드 승점차 1점을 보정하면 최종 예상승점은 89점이 됩니다.

 

그렇다면 38경기로 계산한 피타고리안 승점과 해당 라운드 승점차를 보정한 승점 중 더 나은 예측능력을 보이는 건 어느 쪽일까요?

 

38경기로 계산한 피타고리안 승점이 시즌 최종 승점과 보이는 차이, 그리고 승점차를 보정한 방식의 기대승점이 실제 최종 승점과 보이는 차이에 대해 라운드별로 EPL 11-12시즌 20개팀 편차를 구하고 이들의 평균편차를 차트로 기록했습니다.

 

16라운드까지는 두 방식에 있어 별다른 차이가 없다가 17라운드 이후로 승점차 보정 방식이 조금 더 편차가 적게 나타나기 시작했고, 시즌이 진행됨에 따라 이 차이는 갈수록 벌어져 승점차 보정 방식의 예측 능력이 좀 더 높아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흔히들 리그 판도가 어느 정도 드러난다고 말하는 10라운드 시점에 38경기 피타고리안 방식은 평균편차 8.4점, 보정 방식은 평균편차 7.6점입니다. 전반기 종료 시점인 19라운드에 38경기 피타고리안 방식은 평균편차 6.4점, 보정피타고리안 방식은 평균편차 5.8점입니다. 후반기 10경기가 진행된 29라운드 시점에 피타고리안38 방식은 평균편차 5.2점, 보정 방식은 평균편차 3.6점을 기록하죠.


 

 

정리하자면 시즌 최종승점을 예측하는데는 38경기 피타고리안 승점을 해당 라운드 (기대 승점과 실제 승점 사이의) 승점차로 보정한 방식이 조금 더 낫습니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11-12시즌 EPL에서 두 경기 차이인 평균편차 6점 이하를 기록한 건 16라운드 부터이고, 평균편차 5점 아래의 차이를 보인 건 26라운드 시점, 한 경기 차이인 평균편차 3점 이하의 정확도를 보인 시점은 31라운드 이후입니다.


 

 

3. 시즌 중 피타고리안 - 적용해 보자

 

보정 피타고리안 방식을 11-12시즌 각 팀에 적용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리그 판도가 형성된다는 10라운드 시점에 피타고리안 최종기대승점 역시 어느 정도 실제치에 근접해 가고 전반기 종료 시점인 19라운드가 되면 보다 많은 팀들의 최종기대승점이 실제치에 가까워 짐을 알 수 있습니다.

 

허나 일부 예외적인 팀들도 존재합니다. 시즌 후반기 부진했던 토트넘, 리버풀, 아스톤 빌라와 시즌 후반기 활약했던 아스날, 에버튼, 위건 등은 최종 승점에 근접하는 시기가 다소 늦죠.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골득실을 통해 계산한 피타고리안 승점 예상은 어디까지나 과거의 골득실을 통한 예측에 불과하니까요. 시즌 중간에 골득실 좋은 팀이 시즌 막바지 연패로 골득실-승점이 동반 하락하거나, 골득실 나쁜 팀이 시즌 후반기 연승으로 골득실-승점을 높이는 경우를 과거 골득실만 가지고 예상할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시즌 중간에 최종적으로 승점 한 두 점차 박빙 승부가 될 순위 예상 같은 것 역시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최종 5라운드 정도를 앞두고는 꽤 정확하게 최종 승점과 최종 순위를 예상해 보여주지만 원래 그 시기 쯤 되면 굳이 피타고리안 승점을 계산하지 않아도 순위가 고정되는 법이죠.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1-12 EPL 한 시즌 데이터를 살펴본 바에 의하면 피타고리안 최종기대승점의 정확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평균편차 6점 이하 : 16라운드부터 (2경기차 정확도)
평균편차 5점 이하 : 26라운드부터
평균편차 3점 이하 : 31라운드부터 (1경기차 정확도)
평균편차 2점 이하 : 34라운드부터

 

과거 10시즌, 그리고 여타 유럽 5대 리그에 이를 적용시켜 표본수를 늘리면 이러한 경향에 대해 보다 정제된 자료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4. 시즌 중 피타고리안 - 이번 시즌 예상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EPL에 이 방식을 적용해 최종 결과를 예상해 보겠습니다.

 

단순히 기대승점만 봤을 때 챔스진출 예상팀은 맨유, 시티, 첼시, 토트넘or아스날(기대 승점 동률)입니다. 강등 예상팀은 빌라, 레딩, QPR 순입니다.

 

허나 21라운드 시점의 오차를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1-12시즌의 경우 21라운드 시점에 평균편차가 6점 정도였죠. 이를 고려할 경우 챔스 진출팀은 맨유, 시티만 확정이고 토트넘, 첼시, 아스날, 에버튼, WBA, 리버풀까지 오차 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토트넘, 첼시, 아스날, 에버튼 등이 최대평균편차로 낮은 기대승점을 기록하고 WBA, 리버풀이 최대평균편차로 높은 기대승점을 기록하면 챔스 진출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바꿔 표현하면 (낮은 확률이지만) "수치상으로는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 가능하다" 이겠네요.

 

마찬가지로 오차까지 고려했을 때 강등권은 아직 확정된 팀이 없습니다. 빌라, 레딩, QPR이 가장 위험하기는 하지만 노리치, 선더랜드, 뉴카슬, 빌라, 소튼, 위건, 레딩, QPR 총 8개 팀이 오차 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시즌 중간에 피타고리안 승점 공식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예상은 이 정도 입니다. 피타고리안 승점을 굳이 계산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예상과 크게 다른 점이 느껴지시나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