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조추첨에 묻히긴 했지만, 오늘은 상주상무와 강원FC의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지막으로 2013년 한국축구일정이 끝난 날이기도 합니다. 축구 때문에 주말 약속을 번번히 취소해야 했던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뭔가 썰렁해진 주말 낮시간에 어색하기도 하네요.
여튼 정리 차원에서 올해 주요 리그 우승팀을 위주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K리그 클래식
우승 : 포항스틸러스
준우승 : 울산현대
3위 : 전북현대
4위 : FC서울
강등 : 대구FC, 대전시티즌, 강원FC(승강 플레이오프)
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못지 않은 극장이 2013년 K리그 클래식에서도 나왔죠. 포항과 울산의 시즌 마지막 경기이자 진정한 챔피언결정전을 라이브로 봤다는 게 자랑이고, 현장에서 못봤다는 게 한입니다. 사실 전 36라운드에서 울산이 전북을 이기면서 '울산 우승 확률이 99%'라고 생각했죠. 효멘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습니다. 포항은 황진성의 이탈을 극복하고 파리아스감독 시절 이 후 오랜만에 리그 정상자리를 되찾았습니다.
[사진=축구협회]
후술하겠지만 포항이 FA컵까지 차지하면서 3-4위 중요성이 다소 떨어진 감이 있죠. 여튼 전북이 마지막 라운드에서 서울과 비기며 3위를 차지했습니다. 시즌 초반 부침이 있었음에도 거둔 성과죠. 이장님과 처음부터 함께 할 2014년 전북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됩니다. 서울은 주전선수의존도가 너무 높은 여파 때문인지 무관으로 시즌을 끝내게 됐네요.
K리그챌린지로 강등하게 된 세 팀은 대구, 대전, 강원입니다. 시즌 막판 대전의 강등버프가 꽤 무서웠죠. 바꿔 말하자면 초반에 멍청하게 날린 몇 경기에서 승점을 챙겼더라면...이건 대구도 마찬가지죠. 강원은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결과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K리그 챌린지에는 시민구단 4팀이 모였네요.
K리그 챌린지
우승-승격 : 상주상무
상주가 경찰청을 밀어내고 초대 K리그 챌린지 우승팀이 됐습니다. 여세를 몰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강원을 대파하고 승격까지! 강등 1년 만에 K리그 클래식에 복귀했네요. K리그 클래식 스플릿B 팀들보다 전력이 약하다고 볼 수 없는 상주의 가세가 내년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모르겠습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내셔널리그
우승 : 울산현대미포조선
준우승 : 경주한수원
내셔널리그의 울산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만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시즌 초중반에는 중위권에서 헤메다 가 추가영입기간에 합류한 김선민-변웅-진대성을 앞세워 차츰차츰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1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했죠.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경기종료 직전, 경주에 동점골을 허용해서 다 잡은 우승을 놓쳤...다 싶었지만 김호유와 이재원, 두 노장이 결승골을 합작하여 2년 만에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경주는 어찌어찌(정말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습니다;;) 리그 4위로 챔피언십에 진출하더니 장지욱-유동민 더블타워를 앞세워 승승장구, 하지만 울산에 막혀 2010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습니다. 제 전문분야가 내셔널리그니 몇 번 글을 더 쓰게 될 것 같네요.
[사진=내셔널리그 연맹]
내셔널리그 선수권대회
우승 : 인천코레일
여름에 열린 내셔널리그 선수권대회 우승팀은 인천코레일이었습니다. 초가을까지 인천이 보여준 경기력은 환상적이었죠. 선수권대회 결승에서도 천안시청을 5:0으로 대파했습니다. 이 때만 해도 인천이 2년 연속 리그 우승까지 하면서 더블하는거 아닐까 생각했지만, 챔피언십 플레이오프에서 경주의 트윈타워에 무너지고 말았죠.
[사진=내셔널리그 연맹]
챌린저스리그
우승 : 포천시민구단
준우승 : 파주시민구단
챌린저스리그는 포천이 결승전에서 파주를 4:0으로 완파하고 통산 세번째이자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사실 이 스쿼드로 우승 못하는게 문제인거죠. 심영성-이상돈-안성남-천제훈 같은 K리거에 내셔널리그 주전급 선수들로 구성된 스쿼드니 말이죠. 전 무엇보다 심영성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기쁘네요.
파주는 내셔널리그 경주 못지 않은 드라마를 쓰면서 챔피언결정전까지 갔으나, 결국 포천에 막혔습니다. 경주와 마찬가지로 힘들게 챔피언십에 합류해서 6강-4강-준결승까지 모두 이겼습니다. K리그나 내셔널리그에 비해 일정이 느슨해서 체력적인 문제도 없었기 때문에 파주의 이변도 예상했습니다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네요.
[사진=축구협회]
전국체전
우승 : 부산교통공사(내셔널리그)
준우승 : 청주직지FC(챌린저스리그)
보통 내셔널리그팀들간의 격돌로 우승을 가리던 전국체전인데, 올해는 청주가 결승까지 진출했습니다. 체력 부담은 동일, 리그 경기력은 청주가 더 좋은 상황이었죠. 사상 처음으로 챌린저스리그팀의 전국체전 우승 가능성이 낮지 않았습니다만, 부산이 특유의 단단한 수비력을 살리면서 2:0으로 승리했습니다.
[사진=내셔널리그 연맹]
FA컵
우승 : 포항스틸러스(K리그 클래식)
준우승 : 전북현대(K리그 클래식)
FA컵에 챔스리그 티켓이 걸리면서, 예전보다 이변이 줄어들었죠. 올해의 경우에는 수원FC(K리그 챌린지)가 전남을 잡고 8강까지 올라간게 가장 높은 성적입니다. 고양HiFC(K리그 챌린지)가 대전시티즌을 꺾은 32강은 가장 센세이셔널했던 결과였다고 생각됩니다.
우승팀은 포항이었습니다. 승부차기에서 신화용이 두 차례 선방을 하며 우승을 이끌었죠. 이로써 포항은 올시즌 더블입니다. 내년 챔스리그도 기대되는군요. 전북은 리그에서 3위를 차지해 챔스리그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사진=축구협회]
U리그
우승 : 영남대
준우승 : 홍익대
U리그를 꾸준히 봐오신 분들이라면 최근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학팀으로 영남대를 꼽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운의 천재, 김병수 감독의 지휘 하에 단기간에 정상급 팀으로 뛰어오른 영남대가 2013년 U리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비수도권대학 중으로는 첫 U리그 우승입니다.
순조롭게 결승까지 진출했던 영남대에 비해 홍익대는 두 차례 승부차기를 거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죠. 2011년에 이어 다시 한 번 U리그 우승을 도전했지만 영남대에 막혔습니다.
[사진=축구협회]
고교리그
우승 : 포항제철고
준우승 : 영생고
우승후보끼리 만났던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포항유스 포항제철고가 전북유스 영생고를 눌렀습니다. FA컵에 이어 포항패밀리가 전북패밀리를 이겼네요. 왕중왕전에서 제철고가 선보인 경기력은 '우승 차지할 만 하다' 였습니다. 특히 황희찬이 눈에 띄었죠. 물론 영생고 스트라이커 김신도 좋았습니다.
참고로 4강은 제철고vs중경고, 영생고vs부경고였습니다. 즉 프로유스 대 학원축구 구도였죠. 물론 이번에는 프로유스 두 팀끼리 맞붙었습니다만, 완연히 프로유스가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봅니다.
[사진=축구협회]
중등리그
우승 : 현대중
준우승 : 광성중
중등리그에서는 울산유스 현대중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준우승을 차지한 광성중은 인천유스죠. 고등리그에 이어 중등리그도 프로유스팀들끼리 결승전을 치뤘네요.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던 현대중은 연장전 초반에 광성중에 실점했으나, 경기 막판인 연장후반 8분에 터진 동점골로 승부를 승부차기로 끌고가 3:2로 승리했습니다.
이로써 현대중은 2월 춘계-5월 소년체전-7월 무학기를 휩쓸며 올해 최강의 팀으로 등극했습니다. 광성중은 소년체전에 이어 현대중에 또 한 번 패하고 말았네요.
[사진=축구협회]
초등리그
우승 : 신정초
준우승 : 부산아이파크 유소년
초등리그에서는 대표적인 학원축구 강팀 신정초가 부산유소년팀을 이기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워낙 변수가 많은 초등리그에서도 두 팀 모두 우승후보로 꼽혀왔죠. 왕중왕전 경기력은 신정초보다 부산유소년이 더 좋았습니다. 하지만 단기 토너먼트대회에 대한 노하우가 충분한 신정초가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성공했네요.
[사진=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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