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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앙 구단주 열전(2) - 브레스트/소쇼/니스/발랑시엔/낭시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0. 26. 23:45

 

축구 구단주들은 대체 어떤 인간들인가 살펴보는 시리즈입니다. 오늘은 리그 앙 두 번째 포스팅으로 브레스투와, 소쇼, 니스, 발랑시엔, 낭시가 그 대상입니다.


 

 

2012-13시즌 축구 구단주 열전
(1) 웨스트햄/사우스햄튼/레딩/QPR/아스톤 빌라
2) 위건/스토크/선더랜드/노리치/스완지
(3) WBA/풀럼/리버풀/에버튼/첼시
(4) 뉴카슬/토트넘/아스날/맨유/맨체스터 시티
(5) 삼프도리아/토리노/페스카라/제노아/팔레르모
(6) 칼리아리/시에나/피오렌티나/아탈란타/카타니아
(7) 키에보/볼로냐/파르마/로마/인테르
(8) 나폴리/라치오/우디네세/밀란/유베
(9) 트루아/랭스/바스티아/로리앙/아작시오
(10) 브레스투와/소쇼/니스/발랑시엔/낭시


 

 

6. 미쉘 귀요 - 브르타뉴의 고철강왕

 

소유 구단: 브레스투와
주 업종: 고철 사업

 

시청 소속 정원사였던 아버지 아래서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던 미쉘 귀요. 아버지는 아들이 브레스트 시청 공무원이 되길 원했지만 귀요는 고리타분한 공직 생활보다 살아있는 현장을 원했습니다. BEPC를 따고는 곧바로 배달원, 영업사원 등의 생업에 뛰어 들었죠. 그렇게 소일하며 20대를 보내던 귀요는 어릴 적 기억으로부터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찾았습니다. 조부 소유 농장에서 스크랩 등 고철을 치우다가 주변에 얼마나 많은 고철들이 있으며, 주변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자신처럼 고철을 처리하며 돈을 버는지 파악하게 된 것이지요.

 

여기서 사업성을 발견한 귀요는 자신의 이름을 따서 GUYOT environnement 라는 회사를 1980년 대 초에 창업합니다. 경쟁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2 헥타르에 달하는 땅을 구매하며 고철 처리 사업을 시작했던 미쉘 귀요. 전략은 적중했습니다. 사람들은 고철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싫어했기에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을만큼 넓은 땅을 보유한 귀요의 회사를 선호했기 때문입니다. 사업은 나날이 번창해 지금 GUYOT environnement는 브르타뉴 주에서 두 번째로 큰 고철 기업이 되었으며 종업원 수가 300명 가량에 연매출이 70m 유로 가까이 되는 상태로 성장하였습니다. 매주 브레스트 항에서 취급하는 고철량만 3,000톤에 달한다고 하지요.

 

사업의 주무대가 브르타뉴 주 브레스트 였던 미쉘 귀요에게 스타드 브레스투와 29 와의 인연은 필연이었을까요? 귀요는 2006년 클럽을 인수해 SASP로 전환시켰고, 브레스트 인수 이후에는 생업인 GUYOT environnement를 아들 이환 귀요에게 맡기고 본인은 축구 클럽 구단주 활동에 주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7. 알렉산드허 래콤 - 푸조 영업맨에서 소쇼 회장으로

 

소유 구단: 소쇼 몽벨리아르
주 업종: 자동차 제조업

 

FC 소쇼 몽벨리아르 로고를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축구 클럽 소쇼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 푸조 소유의 구단입니다. 팀 창단부터가 1928년 당시 푸조 회장이었던 장-피에흐 푸조가 소쇼 지역에 위치한 푸조 자동차 공장 노동자들의 여가 생활을 위해 만든데서 시작되었으니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하여 FC 소쇼는 대대로 구장 회장직에 푸조 임원 출신이 재직해 왔던 역사를 가지고 있지요.

 

푸조 얘기를 잠깐 해볼까요. 독일 폭스바겐, 이태리 피아트와 더불어 유럽 3대 자동차 제조사. 15세기부터 프랑스 소쇼 지방에 유명했던 푸조 가문 소유의 그룹이며 1810년 창업 당시에는 자전거를 만들던 회사였고 19세기 말부터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죠. 20세기 초에는 경주용 자동차를 만들며 이 분야 선구자 역할을 했고, 두 번의 세계 대전에서는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그렇듯 군용 차량을 제조하다 전후 시기에는 푸조 202, 302, 402 모델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죠. 1970년대 중반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한 자국 라이벌 시트로앵을 인수하며 덩치를 두 배로 키우기도 한 푸조는 프랑스 내 점유율이 70%가 넘는 기업으로 최근에는 유럽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남미 등 신흥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입니다. (2011년 연매출 € 60 billion)

 

2008년 여름 소쇼 회장직에 부임한 래콤은 푸조 영업맨으로 시작해 영업팀장, 영업 이사 등을 거치며 19년 동안 푸조를 위해 일해 온 인물입니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9년 동안 구단 회장으로 일했던 쟝-클로드 플레시가 고령으로 자리에서 물러나자 이를 이어받아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8. 쟝-피에흐 리베흐 - 자산관리사, 그 대상을 축구로 옮기다

 

소유 구단: OGC 니스
주 업종: 부동산 자산관리 회사

 

쟝-피에흐 리베흐는 니스 지방에서 부동산 자산관리회사 "Iselection" 사장으로 일하던 사람입니다. 부동산 자산관리 라고 하면 국내에서는 단순히 사옥 관리나 빌딩 관리 등의 대형 건물 관리 업무 쪽으로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 투자 리스크 분석과 헷지, 자산 관리 전략과 능력 등이 필요하기에 대상만 실물 자산인 부동산일 뿐 사실상 금융회사의 영역이죠. 실제로 리베흐의 회사 Iselection도 보유 부동산을 평가해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판매하는 일 등을 주로 해왔다고 하고, 2007년에 리베흐가 자신의 회사 Iselection를 매각할 때도 은행 그룹인 Groupe Caisse d'Épargne 에서 인수해 갔었지요.

 

리베흐가 니스를 인수한 건 작년, 즉 2011년 여름이었습니다. 그전까지 클럽을 소유하고 있던 주주들(질베흐 스텔라흐도/마흐셀 고베흐나토히/패트힉 고베흐나토히/쟝 베씨/루이 바치알로니)과 협상 끝에 11m 유로를 투자해 클럽 지분 51%를 보유하며 구단주 지위에 올랐지요. 니스 회장이 되고 첫 기자회견에서 리베흐는 자신의 전공을 자랑하기라도 하듯 "훈련장 개발, 경기장 신축 완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하니 재미있는 일입니다. 실제로 니스는 2013년이 되면 17,000석 규모의 현 경기장 대신 35,000석 규모의 알리안츠 리비하로 옮기는 걸 목표로 열심히 건설 중에 있답니다.

 

 

 

9. 쟝-헤이몽 르그헝 - 고철맨의 확장 본능

 

소유 구단: 발랑시엔
주 업종: 고철 사업/자원재생/베이커리

 

르그헝의 삶은 위에서 소개한 귀요의 삶과 닮은 면이 많습니다. 16살 때 부터 사회에 나와 잔디관리사로 일을 시작했고 그 다음에는 쓰레기 수거 트럭 운전사로 일했죠. 여기서 자기 소질을 발견한 르그헝은 쓰레기 처리 업체 운전사에서 관리직인 지점장까지 승진하기에 이릅니다. 업계 경험을 충분히 쌓았다고 생각한 르그헝은 37살에 회사를 나와 고철을 재활용 및 수출하는 SNT를 창업합니다.

 

고철 사업에만 집중했던 귀요와 달리 르그헝은 인수합병을 통해 끊임없이 자기 사업을 확장해 나갑니다. 발랑시엔 시내에 르그헝 베이커리를 만드는가 하면, 레스토랑을 열기도 했고, 2009년에는 폐토너/카트리지 재활용업체 시그마 레이저를 인수하기도 했죠. SNT 그룹 사옥이 원래는 시그마 레이저 사옥이었습니다. 암튼 지금 SNT 그룹은 고철 사업/자원 재생/친환경/베이커리 등등 다양한 업종의 14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연 고철 취급량이 300,000톤에 달합니다.

축구 클럽 발랑시엔 역시 SNT 그룹의 자회사 중 하나인데요, 2010년 가을에 르그헝이 5m 유로를 투자하며 대주주가 되었습니다. 헌데 르그헝은 작년 6월에 SNT 그룹을 유럽과 아시아를 무대로 활동 중인 세계적인 자원재활용 기업 ECORE 자회사 GDE(Guy Dauphin Environnement) 측에 매각하였습니다. 당연하게도 올해부터 발랑시엔의 셔츠 스폰서는 GDE가 되었지요.


 

 

10. 쟈크 후슬로 - 축구를 위해

 

소유 구단: 낭시
주 업종: 여행사

 

쟈크 후슬로는 프랑스 내 지점수만 500개가 넘고 해외 지점까지 합하면 600개를 훌쩍 넘는 대형 하이퍼마켓 체인 E.Leclerc 에서 20년 넘게 일해 왔습니다. 로렌 주(레지옹) 뫼르트에모젤 현(데파르트망)에 소재한 E.Leclerc 지점을 맡아 지점장으로 일했죠. 1991년 부터는 E.Leclerc 그룹의 자회사인 E.Leclerc 여행사를 친구와 같이 동업 형식으로 지분 투자해 이끌어 왔습니다. 프랑스 내 대리점만 180개가 넘는 여행사로 키운 상태이고 취급 상품은 홈페이지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낭시와의 인연은 꽤 오래되었습니다. E.Leclerc 그룹이 1987년부터 낭시의 스폰서였기 때문에 연이 있었고, 1994년 부터는 자신이 직접 클럽을 인수해 구단주 자리에 올랐죠. 그렇게 15년 가까운 세월을 낭시 구단주와 E.Leclerc 여행사 사장으로 일하던 후슬로는 2008년에 사람들 앞에 선언을 합니다. "이제부터는 축구에만 전념하기 위해 E.Leclerc 여행사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

 

구단주가 축구에 100% 헌신하기 위해 생업을 내려 놓는다는 아름다운 선언이었지만, 영리한 낭시 팬들은 여행사 CEO가 뭐 그리 하는 일이 많았겠냐며 축구 구단주로 일하는 시간은 이전과 별 차이 없는 일 아닌가 냉소했다고 하네요 :-P